전시정보

서양화 김대섭 작품展
11/07/11 14:57:33 관리자 조회 17400

 

김대섭 작품展

 

KIM, DAE SUB Solo Exhibition

 

Memory (매실)_45.5×37.9cm_Oil on canvas_2011

 

 

2011. 7. 13 (수) ▶ 2011. 7. 26 (화)

Opening Reception : 2011. 7. 13 (수) PM 5:00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184 | T. 02-734-0458/5839

 

www.sungallery.co.kr

 

 

Memory (포도)_100.0×30.0cm_Oil on canvas_2011

 

 

기억 속의 자연을 노래하는 행복한 영가

 

 

이재언 (미술평론가)

 

아카데미즘, 특히 영남화파 구상회화의 맥을 잇고 있는 가운데서도 자신만의 개성적 표현을 다채롭게 펼치고 있는 김대섭의 서울 개인전 소식이 무엇보다 반갑다. 약관의 나이에 대구 화단에서 촉망 받던 단계를 넘어 이제 서울의 무대에 진출하여 자신의 세계를 마음껏 펼치는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서울 진출의 발판이 된 선화랑 레지던시, 그 입주작가로 발탁되어 활동을 시작한지 3년이다. 수원 외곽의 전원 속에 자리 잡은 작업실에 파묻혀 오직 그리기의 몰입과 자연과의 교감에 탐닉해 온 시간이 작가로 하여금 몰라보게 성숙케 했다. 이제 그 3년간의 치열했던 창작의 결실들이 담긴 보를 풀어 보이고자 하는 기념비적인 전시를 앞두고 있다. 정말이지 어느 사이 작가의 화면은 몰라보게 달라져 있다. 작가의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았던 호박이 나오는 감각적 정물화들, 평화롭고 서정이 넘치는 목가적 풍경화들 등에서 작가의 재현적 재능을 확인한 수준이라면, 최근의 그림들에서는 보다 심상적인 이야기를 도출하고 재구성해내는 또 하나의 재능을 조심스럽게 표출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단적으로 "진솔하고 진지한 이야기가 있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자연과 함께 하고, 자연을 진정 사랑하는 삶 속에서 부르는 해맑은 영가(靈歌)와도 같은 이야기를 구성지게 들려주는 그런 그림이라 할까.

 

 

Memory (청포도)_91.0×45.5cm_Oil on canvas 2011

 

 

근작에서 영감의 원천은 역시 "자연"과 "기억"이다. 김대섭의 그림에서 자연을 빼고서는 이야기할 수 없다. 그것도 연록과 푸름이 짙게 드리워진, 그야말로 약동하는 생명감으로 충만한 자연이다. 그러한 자연은 작가의 기억 속에 아련히 침전되어 있는 것들이며, 어딘지 모르게 재구성되고 있는 또 하나의, 혹은 전혀 낯선 현실이자 명멸하고 있는 내면의 편린들이다. 때 묻지 않은 자연 속에 물고기, 나비, 새, 강아지, 고양이 등의 사물 이미지들이 등장함으로써, 우리는 경이롭고도 아름다운 동심의 세계로 되돌아가곤 한다. 그러한 회상의 문맥을 위해선지 약간은 화면을 평면적으로 가져가는 것도 잊지 않고 있다.

바로 이러한 회상의 문맥에 심취해간 작가는 화면을 구성해나가는 데 있어 의외의 진화를 이룬다. 그것은 다름 아닌 이중코드(dual code) 혹은 다중코드(multiple code)라는 화면 질서를 구축해가고 있다는 점이다. 작가의 모든 작품들이 다중코드를 탑재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질적인 두 개, 혹은 그 이상의 텍스트를 하나의 화면에서 조합시켜 가고 있는 것은 두드러지는 특징임이 분명하다. 다만 그 조합의 양상이 일면적으로는 동질성을 공유하면서도 전체적으로는 상이한 문맥에 놓여 있는 조합을 즐겨 구사하고 있다는 점이 또한 주목된다. <기억> 연작 가운데 자작나무 숲 속에서 얼룩말이 노니는 그림이 있다. 자작나무 기둥의 무늬와 얼룩말의 무늬가 유사한 동질성을 발견하여 제시한 것이지만, 양자는 서로 다른 자연조건을 지니고 있다. 이런 식으로 부드럽게 조화되는 가운데 살짝 비튼 느낌의 이질적 조합이 묘미를 주고 있는 것이 바로 김대섭의 조합 방식이다.

 

 

Memory_72.7×65.2cm_Oil on canvas_2011

 

 

바로 이렇듯 부드러운 방식의 이중적 혹은 다중적 질서를 조합시키고 있는 대표적인 양식이 바로 문인화풍의 화면들이다. 배경에는 문인화에서 흔히 보던 매화나 포도나무 이미지들이 옅은 연회색 계통의 모노톤 실루엣이 자리하고 있는 가운데, 화면의 하단이나 한 쪽엔 그 탐스런 열매들의 이미지가 삽입되어 있는 그림들이다. 이러한 문인화풍의 연작은 대단히 단조로운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부드러운 대비적 요소들의 조합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무채색과 유채색, 고밀도와 저밀도, 일루전과 리얼리티, 과거와 현재 등의 대비적인 조합들이 포진되어 있지만, 두 개의 이미지가 모종의 동종적 사물임을 지시하는 가운데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그러한 동질성과 이질성의 상호작용은 화면의 단조로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활력과 신선감을 덤으로 주고 있다. 게다가 시원하게 펼쳐지는 여백의 아우라는 또 어떠한가.

주지하는 바와 같이 작가가 지금까지 그려왔던 작품들은 거의 대부분 무언가를 부단히 채우거나 혹은 강한 색면이 자리함으로써 무언가 조밀하게 채워진 느낌이 들게 하는 식의 화면들이었다. 그러한 여백의 패턴에서 근작들은 중요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문인화풍의 그림들에서와 같이 여백의 비중을 보다 높인다거나 혹은 특이하고도 대범한 구성의 여백을 제시하고 있는 방식의 것이다. 하얀 이불천이 빨랫줄에 널려 있는 모습으로 화면의 넓은 중앙을 마치 무대막처럼 차지하고 있다. 이불천이면서도 여백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 하얀 면의 바깥으로 천진난만한 아이의 얼굴이 비쳐지고 있는 극적 효과로 인해 화면에서의 비중은 아이 얼굴로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역시 화면의 중앙을 하얗게 처리한 독특한 구성이야말로 대담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변화가 아닐 수 없다.

 

 

Memory_90.9×72.7cm_Oil on canvas_2011

 

 

이러한 개성적인 화면의 여백효과는 수사학적 장치로서의 오브제이면서도 궁극적으로 없음과 있음이 혼재된 양면성의 여백이기도 하다. 이러한 여백에 대한 반작용으로 여타의 대상 이미지들은 더욱 섬세한 필치로 재현되어 있는 것이다. 이러한 예에서 보듯, 작가가 그림에 쏟는 열정과 에너지야말로 타인과의 비교를 불허한다. 그런데 뜻밖에도 근작에서 작가는 여운과 메타포가 촉촉하게 밴 여백의 묘미를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 허공으로 산화되는 듯한 실루엣 이미지지만 극단적인 일루전과의 관계항이 만들어지는 순간, 그것은 생동감 넘치는 상호작용의 엔도르핀을 쏟아낸다. 작가는 아름다운 회상의 단편들을 재구성해가는 그림의 과정 자체를 ‘행복한 그리기’의 순간들이라 술회하고 있다. 하지만 화면상의 시제가 그렇게 과거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현재의 시제로 보이거나 시제가 불확실한 시간적 서술로 보인다. 구체적 재현을 완화시키는 약간의 평면화 요소가 있다 하더라도, 여전히 화면은 아련하다기보다는 생생하고 선명하다. 작가의 그림에서 나타나는 날씨는 언제나 햇살이 따뜻하고 화창하다. 꿈 속의 장면이나 과거에 대한 기억은 대체로 잿빛의 흐릿하고 아련한 이미지들인데 비해 너무나 선명한 편이다.

<기억> 연작이 과거 시제로 보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동기 자체는 과거의 기억에서 비롯된 것이 확실해 보인다. 다만 그 기억이 강한 이상적 자아, 즉 작가가 추구하는 동심 속의 순수한 영혼에 대한 하나의 이상화된 자아에 흡입되고 있어 시제의 모호성으로 드러나는 것은 아닐까. 작가 스스로 그리는 것이 행복한 이유는 아름다운 회상이 있어서며, 또한 스스로 이상화된 또 다른 세계로 여행을 하기 때문이다. 이 대목이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아무래도 기억의 문제를 주제로 하다 보면 초현실주의의 상투성을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작가는 전혀 초현실주의적 분위기를 띠지 않고도 그와 유사한 담론을 발신하고 있는 것이다. 작가와 보는 이가 함께 행복해 하는 그리기의 이상에 몰입해 있기에 가능한 결실일 것이다.

 

 

Memory_90.9×60.6cm_Oil on canvas_2010

■ 김대섭 (Kim, Dae-Sub)

 

계명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및 동예술대학원졸업

 

개인전  | 8회 | 2011 정구찬갤러리 초대전 | 2010 세종갤러리 초대전, ARTG&G 초대전, 갤러리통영 초대전 | 2009 아트앤컴퍼니 초대전 (신한PB센터) | 2007 김대섭 작품전 (대백프라자갤러리, 대구) | 2007 경향신문사 특별기획초대전 (경향갤러리(전관), 서울) | 2005 고금미술연구회 선정작가 개인초대전 (대백갤러리, 대구)

 

booth개인전  | 8회 | 2010 마니프16!10 서울국제아트페어 (예술의전당, 서울) | 2009 마니프15!09 서울국제아트페어 (예술의전당, 서울) | 2008 마니프14!08 서울국제아트페어 (예술의전당, 서울) | 2008 골든아이 아트페어 (코엑스, 서울) | 2007 ART DAEGU (대구컨벤션센터) | 2007 마니프13!07 서울국제아트페어 (예술의전당, 서울) | 2006 마니프12!06 서울국제아트페어 (예술의전당, 서울) | 경향갤러리 개인부스초대전 (경향갤러리, 서울)

 

단체전 및 초대전  | mull전 (선갤러리-선아트센터) | ART DAEGU 2008 (Daegu EXCO) | 구상1번지 (포스코갤러리) | 김대섭, 김영대 2인전 (ARTG&G) | 형상의 맛과멋 100호전 (포스코갤러리) | 대구 구상회화 대작전 (대백프라자갤러리기획, 대구) | 현대인물화가회 200호대작전 (세종문화예술회관, 서울) | 대한민국 청년비엔날레 (대구문화예술회관) | 구상회화제 (시민회관, 대구) | 한미 교류전 (문화예술회관-대구)

 

수상  | 대한민국 미술대전 (평론가상) | 대한민국 수채화대전 (대상) | 단원미술대전 (우수상, 특선) | 대구미술대전 (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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