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탈
후두둑 떨어지는 비를 피하다
배롱나무 밑으로 웅크러 들었다
눈앞은 온통 붉그레한 세상
허리펴고 고개 드니
질 속 빠져나온 신생아처럼
머리엔 온통 피범벅
큰소리로 울음 터뜨리면
내 생이 달라질까
조용히 꽃잎 떼어내니
업보도 함께 빠져 나가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