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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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 대구문화예술회관 기획 시대의 예술展 2015년 6월(355호) [
아트코리아 | 조회 958

원로 작가들의 활동으로 보는 시대의 예술
대구문화예술회관 기획 시대의 예술展

 

 1930년대에 태어나 우리나라 현대사의 격동기인 1950년대 후반에서 1960년대 초반 사이에 전문적인 예술 교육을 받고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이들을 우리는 소위 ‘원로 작가’라고 부른다. 해가 갈수록 그 이전 세대의 생존 작가들을 찾아보기 어려운 지금, 이들이 걸어온 길은 단순한 작가 개인의 활동을 넘어설 수밖에 없다. 이들의 길에는 예술의 흐름과 더불어 사회와 역사라는 구체적인 배경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문화예술회관(관장 최현묵) 기획 전시 ‘시대의 예술’은 이러한 작가들의 작품 세계가 왜 ‘시대의 예술’로 불릴 수밖에 없는지를 상기시키는 전시다. 이미 지난 2008년부터 7년간 대구 원로 작가들의 삶과 작품을 소개해 온 ‘원로 작가 초대전’을 새로운 각도에서 시작하는 기획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 초대된 김동길, 강상규, 김지희는 모두 1930년대 생으로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사회와 문화의 폐해를 경험한 세대다. 이들 3인의 원로 작가들은 각기 다른 장르에서 활동하며 이러한 폐해를 극복하고, 대구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새로운 예술적 정체성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각각 서양화, 사진, 섬유예술이라는 장르를 통해 이러한 노력들을 저마다의 방식으로 실현해왔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전시를 기획한 대구문화예술회관 박민영 학예연구사는 “이들이 본격적으로 예술계에 입문한 시기부터 이후의 역사적 흐름을 살펴보면 우리나라 현대사뿐만 아니라 예술사에 있어서도 대구가 중요한 거점으로 자리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즉 당대 대구 예술을 기반으로 한 이들의 활동은 동시대의 예술을 대표하는 활동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김동길 作, ‘巫9315’(1994)

김동길 作, ‘巫9918’(1999)

같은 시대, 서로 다른 예술

1933년 대구에서 출생한 서양화가 김동길은 1954년 대구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서라벌예대에서 수학하며 본격적인 작가의 길로 접어들기 시작했다. 1960년대부터 1990년대 후반까지 대구 경북 지역 초중고교의 미술교사로 재직하며 후학 양성에 이바지하기도 했던 그는 특히 다양하면서도 독창적인 작업을 이어온 작가로 알려져 있다.

1960년대 그는 앵포르멜과 추상 운동의 영향을 받아 추상표현주의 계열의 작품들을 선보이는 한편, 1970년대에 이르러서는 초현실적인 요소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1980년대에는 정치적으로 암울한 시대상을 반영한 반항적인 메타포 양식을 구현하기도 했으며, 이후부터 현재까지는 무속적인 기호나 부적 같은 원초적 형상에서부터 서예의 필선으로 나타낸 형상의 해체까지 다양한 조형적 실험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미학박사인 계명대 김임수 교수는 그의 작품 세계를 일컬어 “작가 특유의 시야 속에서 모든 형식은 원초적인 조형적 요소로 환원되고 모든 색채는 강렬한 원색으로 환원되어 태초의 활기를 획득한다.”고 평하기도 했다.


강상규 作, ‘골인’(1966)


강상규 作, ‘북악설경’(1971)

1936년 경북 김천에서 태어난 사진작가 강상규는 1960년대 초 당시 1세대 사진평론가인 구왕삼 선생을 사사하고, 이후 미국과 일본, 국내 등지에서 개최된 국제 사진 콘테스트에 입상하며 작가로서 명성을 알리기 시작했다. 대구 지역 사진 서클인 ‘신사회’ 활동, ‘광화회’ 창립 등 사진 연구 서클 활성화를 비롯해 1980년에는 대일실업전문대(현대구미래대학)에 대구 지역 최초의 사진학과를 설립하고 초대 학과장을 맡으며 사진문화연구소를 개설하는 등 사진 교육에도 헌신했다. 대구의 사진 역사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끼친 그는 1960년대 서정적인 풍경을 주로 다루던 경향에서 1970년대부터는 죽음과 종교 등 인간의 내적인 의식세계를 영상 언어로 조형화하기 시작했다. 1973년에 출간한 사진집에 대해 故 임응식 교수(중앙대 사진학과)는 “강상규의 작품 세계는 뚜렷한 개성과 깊은 종교적인 사상이 기반이 되어 있어 때로는 인간과 신과 자연의 대화 같은 것을 엿볼 수 있다.”고 평하기도 했다. 1980년대로 접어들면서는 흑백 사진에서 컬러 사진으로 표현의 영역을 확장하기도 했는데, 이를 통해 보다 추상적이고 환상적인 표현 양식을 선보임으로써 자연의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을 신의 현시라는 관점에서 추구했다.


김지희 作, ‘雲海’(1987)

​김지희 作, ‘褓+시그마1’(1988)

1939년 경남 창원에서 출생한 섬유예술가 김지희는 “자연 염색의 전통을 현대미술의 조형 어법으로 새롭게 해석하고 그 조형적 가능성을 일관되게 타진해온 작가”(미술평론가 장미진)로 평가 받는다. 유년시절부터 유네스코국제미술공모 등에 입상하며 두각을 나타낸 그는 서울대 미대를 졸업한 1960년대부터 자연을 주제로 한 다양한 공예 기법 등을 실험해왔다. 특히 1970년 국전에서는 문공부장관상을 수상했으며, 이후 1973년까지 칠보 작품으로 3년간 공예 부문 특선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후 일본 유학을 통해 염색의 기법을 탐구한 그는 1970년대 후반부터 자연 염색에 대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많은 연구와 작품 활동을 이어오며, 이 분야의 대표적인 인물로 자리하게 된 그는 자연 염색을 기반으로 다양한 소재와 표현방식을 결합하기도 했다. 자연 염색 기술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것으로 평가 받는 그는 대구가톨릭대 교수를 역임했으며, 지난 2005년 팔공산 자락에 국내 유일의 자연염색박물관을 건립하기도 했다.

전시를 통해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바탕으로 한 대구 예술의 모습과 오늘날 대구예술이 형성된 과정을 엿볼 수 있다. 세 작가들의 초기작부터 최근 작품까지 대표적인 작품들을 작가별로 20~30점씩 선보인다. 또한 전시 기간 중에는 작가와 관람객 간의 접촉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토크 콘서트도 진행한다. 토크 콘서트를 통해 관람객들은 작가의 삶과 작품에 얽힌 숨은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다. 6월 24일 (수)~7월 12일(일) 대구문화예술회관 1~3전시실 문의: 606-6152

글|이승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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