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30    업데이트: 16-06-03 11:24

미술이론

고전주의와 신고전주의古典主義 ―─ 新古典主義
아트코리아 | 조회 1,191

 

고전주의와 신고전주의古典主義 ―─ 新古典主義

classicism and neoclassicism

 

예술에서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예술에 바탕을 둔 역사적 전통이나 미학적 태도.

 

전통적인 문맥에서 고전주의는 고대에 창조된 예술 또는 고대예술에서 영감을 얻은 후세의 예술을 가리키며, 신고전주의는 항상 고대에서 영감을 얻었지만 후세에 창조된 예술을 가리킨다. 따라서 고전주의와 신고전주의라는 용어는 바꾸어 쓰는 경우가 많다.

 

고전주의가 미학적 태도를 가리키는 용어로 쓰일 때는 일반적으로 고대예술과 결부되는 조화·명쾌함·절제·보편성·이상주의 등의 특징을 상기시킨다. 고대예술에 대한 경의 때문에 '고전'이라는 용어는 때로 어떤 작품이 그러한 유형의 것으로는 최상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좀더 확대된 의미로는 일부 역사가와 미학자들이 신봉하는, 예술양식의 주기적 발전과정에 있어 불변적 특징을 담고 있는 단계를 가리키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고전적 단계는 그 예술양식이 가장 완전하고도 가장 조화롭게 표현된 시기이다. 이 단계는 대체로 원시적이거나 불완전하게 실현된 단계에 뒤이어 나타나고, 이 단계가 지나면 '형식적'(mannered)이거나 지나치게 '장식적'(baroque)이거나 '퇴폐적'(decadent)인 단계가 오는데, 이때는 예술 양식이 원래의 힘을 잃어버리고 때로는 무의미하게 윤색되기도 한다. 서양예술사에서는 고대의 전형을 일부러 직접 모방하는 단계를 신고전주의라고 부른다.

 

서구 전통에서 여러 번 나타났던 고전주의 시기의 공통점은 고대의 전형을 숭배하는 것이지만, 그 전형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방법은 시대와 장르(예를 들면 그림·건축·문학·음악 등)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시각예술의 경우 고전주의 양식을 따르는 예술가는 고전주의의 미학적 태도와 결부되는 일반적 특성 외에 좀더 특수한 특성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면 색깔보다 선을, 곡선보다 직선을, 깊은 공간에 담긴 대각선구도보다 정면성의 표현과 폐쇄된 구도를, 특수한 것보다 일반적인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 예술가들은 고대를 참조할 때에도 그것을 자기 시대의 문제와 이상에 비추어 다양하게 해석한다. 고전주의는 예로부터 수많은 양극적 대립항의 일부가 되었다. 이런 양극성은 미학적 또는 비평적 대립관계(고전주의와 낭만주의, 고전파와 전위파), 혹은 역사적 대립관계를 가리킬 수도 있다. 예컨대 르네상스 양식과 고딕 양식, 전성기 르네상스 양식과 마니에리스모 양식, 푸생파와 루벤스파 등의 대립 관계에서 르네상스 양식, 전성기 르네상스 양식, 마니에리스모, 푸생파는 고전주의의 미학적 특성을 구현한 것으로 여겨진다.

 

고전적 전통은 중세에도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는데, 고대 이후 최초의 본격적인 고전주의 시대는 15, 16세기의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였다. 이것은 고대의 고전주의를 수용하려는 그당시 이탈리아인들의 결연한 노력 덕분이었다. 15세기 건축가 레온 바티스타 알베르티는 고전주의와 아름다움을 동일시했고, 건축의 아름다움은 "고대 작품에 대한 연구를 근거로 굳건히 확립된 규칙에 따름으로써 모든 부분이 완전한 조화와 균형을 이루어, 어떤 부분을 더하거나 빼거나 바꾸면 더 나빠질 뿐 좋아지지는 않을 만큼 완전한 하나의 통일체를 이룩한 상태"라고 규정했다. 그는 "조각가는 인물의 태도와 행동으로 인물의 생활 및 성격을 되도록 많이 표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림에서 미술가는 인간 찬미를 주제로 삼고 표현하고자 하는 행위에 어울리는 인물을 선택적으로 이용하며, 자연계에 나타난 행위의 모습을 모방해야 했다. 시각예술에서 르네상스 시대의 고전주의는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David(1501~04, 이탈리아 피렌체 아카데미아), 라파엘로가 그린 발다사레 카스틸리오네의 초상화(1516, 파리 루브르 박물관), 도나토 브라만테가 설계한 로마의 팔라초 카프리니(1510, 지금은 파괴됨)에 압축되어 나타나 있다.

 

로마에 남아 있는 고대 예술과 르네상스 시대 예술품들은 그후 2세기 동안 이탈리아에서 고전주의의 기준이 되었고, 17세기 프랑스에서는 이런 본보기들이 알베르티의 이론과 더불어 프랑스의 주요예술가들을 순수 고전주의로 이끌었다. 특히 중요한 예술가는 포시옹의 장례가 있는 풍경(1648, 루브르 박물관 소장)을 그린 니콜라 푸생과 발드그라스 교회(1645~47, 파리, 자크 르메르시에와 함께 지은 건물)를 지은 건축가 프랑수아 망사르를 들 수 있다. 18세기 영국의 고전주의 건축은 로마의 고대 미술품과 르네상스 시대 미술품에 바탕을 둔 이탈리아 건축가 안드레아 팔라디오의 작품과 논문을 중심으로 삼았으며 이는 19세기초까지 영국과 미국 건축에 널리 퍼진 고전주의의 기준이 되었다. 이러한 예로는 1725년에 벌링턴 경이 착공한 영국 미들섹스의 치즈윅 저택, 토머스 제퍼슨이 1809년에 완공한 미국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의 몬티첼로를 들 수 있다. 전통을 중시하는 조슈아 레이놀즈 같은 영국 화가들은 르네상스 고전주의를 본보기로 삼았고, 이 고전주의는 비슷한 시기에 영국과 미국의 그림을 지배했다.

 

18세기 중엽에 이르러 고전주의는 두 방향에서 공격을 받았다. '숭고한 것'을 향한 열망이 고전주의를 아름다움과 동일시하는 권위주의적 견해에 도전해오기 시작했고, 그결과 낭만적 환상과 암시적 비유 및 기발한 창의성 등이 고전주의의 명쾌함이나 장엄함보다 더 높이 평가되었다. 또한 그리스 지지자들은 널리 인정받고 있던 고대 로마의 우월성에 도전했다. 예를 들어 고대 예술사를 연구한 요한 빙켈만은 그리스 조각에서 '고귀한 단순함과 차분한 웅장함'을 발견하고, 자연을 모방하려면 그리스인들을 모방하라고 예술가들에게 충고했다. 왜냐하면 그리스인들만이 고전주의의 원리인 인간의 위대함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따라서 고전주의는 로마가 아닌 그리스를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조각에서 특히 안토니오 카노바가 이 입장을 충실히 따랐다. 반면에 회화에서는 자크 루이 다비드가 라파엘로와 아우구스투스 황제 시대 로마의 공식적 기준을 다시 확립하고, 고전주의를 화가들이 표현하도록 요구받는 새로운 주제, 즉 사람들을 훈계하고 찬양하는 주제에 이바지하는 도구로 만들었다. 이러한 예로는 호라티우스의 맹세(1784, 파리 루브르 박물관)가 있다. 파블로 피카소, 아리스티드 마이욜, 헨리 무어 같은 근대 예술가들의 많은 작품에서도 절제와 웅장함 및 단순함은 뚜렷한 형식과 고상한 내용의 긴밀한 일치 및 정확한 묘사와 더불어 고전주의를 형성하였다.18세기 중엽부터 건축에서의 고전주의는 합리주의와 관계를 갖게 되었다. 그리스와 로마 및 르네상스 시대의 전형에 대한 존경심이 다양한 신고전주의 작품으로 표현되었다. 20세기초에 이르러 고전주의가 요구하는 조화와 균형 및 각 부분의 일치는 새로운 기술에 응용되어 많은 건축 양식에 질서를 부여하게 되었다. 건축가인 르 코르뷔지에와 루트비히 미스 반 데어 로에는 근대적 건축과제와 새로운 건축 재료에 고전주의 양식의 특징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서로 다른 2가지 방식을 택한 대표적인 사람이다.

 

문학과 음악의 고전주의 시대는 시각예술의 고전주의 시대와 대체로 일치했다. 예를 들어 문학에서도 역시 르네상스 시대에 처음으로 고전주의가 크게 부활했고, 특히 키케로의 산문이 주된 모방의 대상이 되었다. 17세기 프랑스에서는 시각예술뿐 아니라 문학에서도 풍부하고 다양한 고전주의가 발달했는데, 특히 중요한 사람은 극작가인 피에르 코르네유와 장 라신, 철학자인 블레즈 파스칼과 르네 데카르트 등이다. 영국에서 고전주의 문학은 프랑스보다 늦게 나타나, 18세기에 존 드라이든과 알렉산더 포프의 작품에서 절정에 이르렀다. 고트홀트 에프라임 레싱과 요한 볼프강 폰 괴테 및 프리드리히 실러는 독일 고전주의 문학운동의 주요인물들이었다. 20세기초에 T.S. 엘리엇과 '신비평' 지지자들은 형식과 규율을 강조하여 고전주의자로 여겨지기도 했다.

 

음악에서 주요한 고전주의 시대는 18세기말이었고 독일어권 유럽의 작곡가들인 요제프 하이든,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크리스토프 글루크, 젊은시절의 루트비히 판 베토벤 등이 이 시대를 지배했는데, 이들의 음악은 세련되고 우아하며 선율적이었다. 이 시대에 와서 비로소 기악이 성악보다 중요해졌으며, 규칙성을 띤 '고전주의' 형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교향악과 실내악, 피아노곡 및 다양한 작곡 형식을 표준화하였다.

 

참고문헌

 

고전주의와 신고전주의

 

신고전주의 : G. 브로드번트, 이건섭·이긍렬·현상일 공역, 세진사, 1992

이탈리아 르네상스미술론(미진신서 35) : A. 블겐트, 조향순 역, 미진사, 1990

서양문학의 배경 : R. W. 호튼·V. F. 호퍼 공저, 고양성 역, 강원대학교 출판부, 1987

프랑스의 고전희극(크세즈문고 50) : 로제기 슈메르, 윤동진 역, 탐구당, 1987

문예사조사 : 이선영 편, 민음사, 1987

르네상스와 신고전주의 비평 - 1530 - 1800 : 이상섭, 민음사, 1985

고전주의(문학비평총서 7) : E. 세크레턴, 강대건 역, 서울대학교 출판부, 1984

문예사조 : 김용직·김치수·김종철 공편, 문학과 지성사, 1977

독일고전주의의 문학사적 연구 : 박찬기, 일지사, 1974

La Formation de la doctrine Classique en France : Ren Bray, Nizet,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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