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30    업데이트: 16-06-03 11:24

미술이론

예술과 외설론
아트코리아 | 조회 796

예술과 외설론-1

 

예술이다!

외설이다!

이 두 라이벌의 싸움은 인류문화사의 가장 긴 전쟁이면서도 여전히 승패가 가름되지 않은 일면 짜증스럽고도 불가사의 한 참으로 길고도 질긴 문화컨셉 전쟁이다.

고대 희랍이나 아라비아 등의 신화에서부터 중세를 관통해 현재까지, 이 끝없는 소모전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아마 인류문명사에서 명쾌히 풀지못하고 께름직한 채 고,,현대를 관통해 내려오는 문제도 드물 것이며 또한 그 난제들 중에서도 가장 풀기 난해한 숙제 중의 숙제가 바로 이 예술이냐! 외설이냐!’하는 논쟁일 게다.

고대 희랍신화 속의 성의 여신 아프로디테(비너스)의 숱한 애정편렵 비화들과 그녀를 오브제로한 음란화 또는 에로티시즘 회화나 조소작품들을 두고 본격적으로 논란되기 시작한 이 난제는 그후 중세 내내 주로 예술창작 작품을 위주로 이해 당사자들간 또는 위정자들이나 일반시민들이 합세해 티격태격 시시비비를 가렸다.

미술, 문학에서 발단이 되기 시작했지만 근현대에 이르러서는 차츰 음악,무용,연극,영화,사진,웹디자인 등등 거의 모든 예술작품이나 문화상품 전영역에 걸쳐서 논쟁이 되기에 이르렀다.

중세기에는 이태리 화가 미켈란젤로의 회화들이나 줄리오 로마노의 목판화들,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보카치오의 소설 데카메론등을 두고 외설 논쟁이 심화되었다.

르네상스 이후엔 사드 후작의악덕의번영등의 소설과 플로베르의 소설 보봐리 부인그리고 오스트리아의 전위화가이며 비엔나 분리파의 수령이기도한 구스타프 클림트의 회화 법학’, ’의학’, ’철학등의 연작들과 그의 예술적 사상분자인 에곤실레의 누디티 묘작 등의 관능화들을 두고 주로 교조예술신봉자들과 진보파들 간에 외설유무 시비가 격렬히 벌어지기도 했고 심지어 법정으로 비화되기까지 했다.

더불어 영화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나 연극 콜렉터(미란다)’ 그리고 헨리밀러의 소설북회귀선D.H로렌스의 채털레이 부인의 연인등의 문학작품들을 두고 끊임없이 예술과 외설 시비와 논쟁을 벌여왔다.

그런데, 동서고금 할 것 없이 이 논쟁의 속내를 들여다 보면 아주 허술하기 짝이없는 논리들이 판을 친다. 다시말해 예술적, 문화사적으로 정립되어 내려오는 일관된 크리티컬포인트(예술 비평 기준점)가 없다보니, 그저 그때그때 온갖 독선적 논리와 요설들이 난무한다.

품평에 있어서도 작품의 주제나 완성도,미학성,기법 등의 핵심이 아니라 그저 드러난 몇몇 표상이나 포름, 그 대상을 둘러싼 상업적 이해당사자들 간의 그때그때 직조된 아전인수격 궤변들이 대부분이다.

근래에는 이 땅에서도 유명가수,배우,모델 등의 연예인들의 누드사진이나 동영상이 대유행이다. 그런데 그들은 일반 대중들은 상상할 수 없는 막대한 개런티를 받으면서 하나같이 그럴싸한 명분을 내세우며 당당히 강변한다.

내 누드는 예술이예요!’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태연히 그렇게 강변한다. 참고로 예술성이 내재된 미학적 나체는 라고 하며, 상업성 위주 등의 원초적 대중적 나체는 라고 한다.

왜 자기는 누드든 나체이든 그것이 예술인지에 대한 납득할만한 이론적 합리적인 설명이 없이, 그저 자존심만 앞세워 동남아 휴양지등의 초호화 배경이나 돈 많이 들여 유럽의 예술적인 데 가서 배경을 깔았기에 무조건 예술이라고들 한다. 또한 자기는 개런티 비싼 유명한 인기연예인이니까 누드도 덩달아 최상급(예술)에 속한다고 착각들 하고 있다.

참 딱한 노릇이다. 차라리 예술인지 아닌지 그건 모르고 큰 개런티를 준다기에 찍었다하는 진솔한 고백들을 했드라면 오히려 보기 좋았을 것을, 괜스레 예술 어쩌고 떠들다가 자신은 물론 죄없는 예술까지도 덩달아 천박해지는 꼴이 되고만 것이다. 곧 대중연예인이 대중을 상대로 누드를 찍어 돈벌겠다는데, 그게 무슨 잘못이고 무슨 대수가 되겠는가. 연예인 뿐만 아니라 요리사, 소믈리에, 운동선수, 원예사, 목수, 카레이서, 각종 기능공 등등 무수한 분야의 무수한 사람들이 앞뒤 생각없이 그저 자기는 숙달된 기술이 있는 만큼 예술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자화자찬 하고들 있다.

물론 일리가 있다. 그러나 각자 하는 일이 예술 분야이든 그 아류이든 여타 문화 사업이든 그걸 떠나서, 예술이 무엇인지 그 실체부터 각성 하는 것이 순서이다.

괜스레 과시욕과 자만감에 빠져 덮어놓고 예술 운운해서는 안된다.

그럼 왜 이들이 부실한 아이템을 굳이 예술로 포장하려 드는지 그 속내를 파악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 땅의 지고의 가치인 우월감, 명예, 돈 그런 절대 메리트를 일거에 얻겠다는 욕심의 발로이다.

즉 무어든 고저, 천귀, 빈부로 가름질 하려드는 이 땅의 수직계급주의, 체면과 권위 중시주의, 배금지상주의, 일등 지상주의, 선민의식 따위로 점철된 편협한 교조적 통념은 클래식이나 국악, 문학, 미술 등은 예술이고 좀 우습게 보이는 사진은 예술이 아니다’, ‘대중연예는 예술이 아니다하고들 지정하고 정의하는 이분법적 흑백논리에 강박 되어 있다 보니 그 반작용으로 이런 넌센스를 낳은 것이다.

그럴싸한 명분과 권위를 앞세우는 교조적 통념은 예술의 다양한 패턴과 다채로운 미학성은 무시한채 그저 피아노만 치면 예술이고 캔버스에 칠만하면 예술이고 문학이라는 간판만 내걸면 예술이라고 간단히 치부한다. 참 편협하고도 진부한 이분법이 아닐 수 없다. 예술은 결코 문학, 사진, 미술, 클래식, , 패션, 연극, 디자인, 건축, 드라마, 여타 다양한 문화 업무 등 그 외형(장르)을 따져 가름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무엇이든 예술성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질적 완성도 유무에 의해 정의되는 문제이다.

바로 이런 교조주의적 통념이 이 땅의 예술의 편협성과 본말전도 현상과 정체성을 훼손시키는 주 원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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