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75    업데이트: 23-07-07 09:15

대전

민승준 / 저수량이 임모한 난정서 앞구절을 쓰다 200 x 70 cm
아트코리아 | 조회 472


민승준 / 저수량이 임모한 난정서 앞구절을 쓰다 200 x 70 cm

 

蘭亭記

                                           왕희지[王逸少]

 

永和九年歲在癸丑暮春之初 會於會稽山陰之蘭亭 修계事也

영화구년 계축년 늦은 봄 초승(3월 3일)에 회계산 북쪽 난정에 모였는데 계제사를 지내기 위함이다.

 

群賢畢至 少長咸集 此地有崇山峻嶺 茂林脩竹

많은 현인들이 다 모이고 젊은이 나이 많은 이들이 모두 모였다. 이곳은 높은산 험준한 봉우리들이 있고 무성한 숲과 길게 자란 대나무가 있다.

 

又有淸流激湍 映帶左右 引以爲流觴曲水 列坐其次

또 맑은 시냇물과 여울이 정자의 좌우를 띠처럼 서로 비치며 둘러싸고 있다. 시냇물을 끌어들여 술잔을 띠울 굽이쳐 흐르는 물줄기를 만들어 놓고 차례로 줄지어 둘러앉았다.

 

雖無絲竹管絃之盛 一觴一詠 亦足以暢敍幽情

비록 거문고나 피리같은 음악이있는 성대한 연회는 아닐지라도 술 한 잔 마시고 시한수 읊으니 또한 그윽한 감정을 펴기에 족하다.

 

是日也 天朗氣淸 惠風 和暢 仰觀宇宙之大 俯察品類之盛

이날 하늘은 깨끗하고 공기는 맑았으며 은혜로운 바람은 따스하고 부드러웠다. 우주의 광대함을 우러러보고 고개숙여 만물의 무성함을 살피면서

 

所以遊目騁懷 足以極視聽之娛 信可樂也

자유롭게 눈을 놀리며 마음가는 대로 생각을 달려보니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즐거움을 다할 수 있게 되니 참으로 즐거운 일이다.

 

夫人之相與俯仰一世 或取諸懷抱 悟言一室之內

무릇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서 하늘을 우러르고 땅을 굽어보며 한평생을 살아감에 있어 어떤이는 회포를 끌어내어 벗들과 한방에 마주앉아 이야기하기도 하고

 

或因寄所託 放浪形骸之外 雖趣 舍萬殊 靜躁不同

또 어떤이는 자기에게 기탁되어있는 사상을 근거로 육체의 밖에서 마음대로 놀게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사람들은 비록 취향이 만가지로 다르고 고요함과 시끄러움이 같지 않으나

 

當其欣於所遇 暫得於己 快然自得

저마다 자신이 취한경우가 기쁘게 느껴지는 때에는 잠시나마 자기뜻을 얻어 스스로 득의하여

 

曾不知老之將至 及其所之旣倦 情隨事遷 感慨 係之矣

장차 노년이 다가오리라는 것조차 모르고 지낸다. 그러나 그가 즐기는 일에 권태를 느끼거나 또 자신의 감정이 그일에 따라 옮기어 가면서 변하게 되면 여러 가지 감회가 이어나온다.

 

向之所欣  仰之間 以爲陣迹

이전에 즐거웠던 일이 짧은 순간에 낡은 과거의 자취가 되어버리니

 

尤不能不以之興懷 況脩短 隨化 終期於盡

특히 그것 때문에 감회가 일어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하물며 목숨이 길건 짧건 모두 자연의 조화를 따라 마침내는 모두가 끝에 이르게 되는 데에야!

 

古人 云死生 亦大矣 豈不痛哉

옛사람이 말하길 "죽고사는 것은 매우 큰 일이다." 고하였으니 이 어찌 가슴아픈 일이 아니겠는가?

 

每攬昔人興感之由 若合一契

나는 옛사람들이 가졌던 감회를 일으켰던 까닭을 알게 될적마다 마치 두 개의 부절을 하나로 맞춘 듯 내생각과 똑같은 것을 깨닫는다.

 

未嘗不臨文嗟悼 不能諭之於懷 固知一死生爲虛誕

그러니 고인의 문장을 대할 때마다 탄식하고 슬퍼하지 않을 수가 없고 마음을 달래려고 해도 그렇게 되지 않는다. 죽고 사는 일이 같은 일이라는 말이 허황되고

 

齊彭 爲妄作 後之視今 亦猶今之視昔 悲夫

팽조와 같이 오래사는것과 어려서 죽어버리는 것이 같다고 하는 말 역시 함부로 지어낸 것이라는 사실을 잘알고 있다. 후세 사람들이 지금사람들을 볼 때도 또한 지금 우리가 옛사람들을 보는 것과 같으리니 슬픈 일이다.

 

故列敍時人 錄其所述 雖世殊事異 所以興懷 其致一也 後之覽者 亦將有感於斯文

그래서 이곳에 모인 사람들의 이름을 순서대로 적고 그들의 시들을 수록하였다. 비록 세상이 달라지고 세태도 변하겠지만 감회를 일으키게되는 이치는 같은 것이다. 후세에 이글을 읽는 사람도 이문장에 대하여 감회가 없을 수는 없을 것이다.

 

*천하제일행서라는 왕희지의 난정서 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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