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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삭은 詩語의 성찬…노현수 첫 시집 '방' 영남일보 2010-06-01
노현수 | 조회 2,289

곰삭은 詩語의 성찬…노현수 첫 시집 '방'

등단 7년 만의 결실·문인수 作 표지 캐리커처 화제

 

 

'전봇대에 붙어 오래 비어있는 한 칸 전세방, 가로등 불빛 길다랗게 늘어져 있다 날마다 빈 방엔 저절로 불 켜졌다 꺼지고, 오늘도 만삭의 달만 소리 없이 누누이 묵어간다 경계 없는 허공의 저 방, 별똥별 근심처럼 쏟아져 내리고 기억 속 슬픈 애인은 몇천 번 스쳐가고 오는데 저 홀로 든 달빛인 양 쓸쓸하다/ 설운 몸뚱이 가누기조차 힘든 노숙하던 한 영혼 어둠에 실려 간다 전봇대에 붙어 오래 비어있는 한 칸 전세방 전단 바람에 만장처럼 나부낀다'('방' 전문)

노현수의 첫 시집 '방'(작가콜로퀴엄)은 긴 기다림의 산물이다. 등단 7년, 문단생활 20여년차에 접어든 노 시인이 섬세한 시선과 통찰력으로 오래 묵히고 삭힌 시어들로 그려낸, 주목할 만한 시집이다. 이번 시집은 '환한 어둠' 외 66편의 시로 엮어졌다.

딸이면서 아내로, 두 아들의 어머니로 살아온 시인의 일상과 이력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생애 최초의 시집이면서, 그의 삶을 적극적으로 공개하는 첫 번째 방(榜)이기도
하다.

평을 맡은 문무학 시인은 "'방'은 세상과의 관계, 자연과의 관계, 가족과의 관계를 예리하게 관찰, 관계의 그물망을 촘촘히 살피며 인생을 읽어나간 것"이라면서, "감각의 언어가 독자에게 그대로 감각되게 하는 힘을 가져 공감의 폭을 넓히고 있다. 그 힘은 바로 그의 가슴에서 오래 머물렀던 것이 뛰쳐나왔기 때문일 것"이라고 평했다.

노현수 시인은 2003년 '시세계', 2008년 '다층'으로 등단했다. 계간 '낯선시'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시집은 여성 특유의 단아하고, 담백한 언어의 미학을 바탕으로 오랜 연륜이 더해져 원숙미 있는 시집으로 다가온다.

한편 노현수 시인의 첫 시집 '방'은 대구 문단을 대표하는 두 명의 문씨 성을 가진 시인이 나란히 시집작업에 참여, 화제가 되고 있다. 미당문학상·김달진문학상 수상자인 문인수 시인은 시집 표지그림을 캐리커처로 그렸으며, 대구예총 회장으로 활동중인 문무학 시인은 시집의 평론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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