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합
- 박숙이-
소가 주인을 어무이 어무이 따르는 것은 주인이 논바닥에 함께 발 딛고 있기 때문이다 땀 흘리며 바닥에서 함께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높은 데서 부리지 않고 함께 호흡을 맞추기 때문이다 고된 노동 속에서도 서로의 눈빛이 그렁그렁 한 것은 심전心田에서 희로애락을 함께했기 때문이다 무지렁이에서 똥 누는 모습까지 다 보여줬기 때문이다 땅과 서로 우직함을 오래 되새김질했기 때문이다 우둔하게 서로 주인으로 섬기는 고지식한 땅, 고지식한 소, 고지식한 농부, 과묵한 근성이 깊이 발효된 아 참, 지독한 삼합이네 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