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우먼들
- 박숙이-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오뉴월에 돼지 꼬리 휘두르듯 바닷가를 첨벙거리고 있는데 60대의 묵직한 여인들 입에서 물 끼얹은 소리가 튀어나온다 어머머머 이 돌 좀 봐 너무 신기하고 이쁘다 금덩이도 진주도 아니고 고작, 닳고 닳은 돌멩이 하나 주워들고서 세상의 신비를 발견한 듯 호호 깔깔거린다 얘들아, 나는 아직도 집 벌레 한 마리 못 죽인다 그래 믿는다 믿어, 그 코딱지마한 배포로 큰 공장은 어떻게 돌린다니, 남편하고 대판 싸워 며칠째 딴 방 쓰다가도 벌레 나온 날만큼은 살살 기어 붙는단다 어머머 너도 그러니 우린 아직 소녀 감성이다 그자- 수평선 앞에서 눈물을 주르르 흘리더니 불타는 노을에 뛰어들어 순정을 떠 올리고 지랄들 한다 에그, 지방방송이 너무 난무하여 갈매기들이 시끄럽다고 야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