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다 날아 가버리고
- 박숙이-
다 날아 가버렸다, 추위를 견디며 자수성가한 화사한 꽃잎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비바람 심하게 몰아쳐 강제 추심을 해버렸다 빈 털털이가 된 몸, 홀가분하다고, 괜찮다고, 가진 것 다 날아갈 적에 두려움마저 훨훨 날려 보냈다고 때를 다시 한 번 슬슬 구슬려 보겠다고 그러나 그럴 때에 내게, 바람막이 하나쯤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고 빈 가지인 가슴에 대고 눈물로 두서없이 회유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