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박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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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146    업데이트: 21-11-04 13:00

<오늘의 자작추천시> 박숙이, 어느 봄 날
아트코리아 | 조회 378
어느 봄 날

                                                  박 숙 이 

   
붕 뜬 산길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걸어가던 머슴애가 
느닷없이 
싱거운 막대기로 툭, 벌집을 잘못 건드렸다아이고 엄마야, 걸음아 날 살려라,
차라리 날 건드리지, 애꿎은 땡삐는 건드리니 등신,

물이 오를 대로 오른 소나무 왕성한 그늘 밑에서
따갑지 
아니,

열아홉 화끈화끈 부어 오른 볼에 침을 발라가며 
호오- 해주고 해주면서

내가 너한테 톡 쏘인 게 어디 한두 번이니
이젠 따갑지도 않다 이 가시내야!

* 작가노트


   
▲ 박숙이 시인나이가 들수록 푸른 고향에서의, 천방지축으로 자라는 풀, 자유롭던 들판과 강, 저녁 무렵 모락모락 피어나는 연기, 소 울음소리와 시래기 바람에 시달리는 소리가 유난히 그리워져 문득문득 고향 봉구오빠와 숙자에게 소식을 묻곤 한다.이 <봄날>이란 시는 나에게 영원한 봄을 안겨주는 봄이 되어주는 그런 푸릇푸릇한 추억을 한 번 영화 필름처럼 꺼내서 들여 본 작품이다. 실제로 땡삐에게 엄청 많이 쏘여서 볼에 된장과 꿀을 엄마가 입김과 함께 발라주시곤 했었다.

* 박숙이 시인은 매일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되었고, <시안>으로 등단하였다. 한국문협, 한국시협 및 시산맥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 『활짝』을 펴냈다.

* 부울경뉴스 『오늘의 자작추천시』는 부산 ․ 울산 ․ 경남 ․ 대구 ․ 경북에서 활동하는 중견시인들의 자작추천시를 시인이 직접 쓴 작가노트와 함께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김영미안 anteajun@naver.com<저작권자 © 부울경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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