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3    업데이트: 16-05-12 15:09

자유로운 이야기

그림으로 풀어낸 `아버지의 그리움` - 경북매일 - 2015.11.17
아트코리아 | 조회 1,470

서양화가 류성하 개인전   22일까지 수성아트피아

 

▲ 류성하 作 `환한 날`

 

사실적 구상회화가 주는 일루전적인 요소를 극대화시켜 작품으로 풀어내는 서양화가 류성하 개인전이 17일부터 22일까지 대구 수성아트피아 전시실 전관에서 열린다.

류성하 작가는 자신의 유년시절을 통해 항상 무언가를 그리워 했던 아련한 기억을 더듬고 있다. 그가 어릴 때 늘상 봐 왔던 사물이나 공간,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을 하나의 대상으로 다루고 있다.

그의 유년기에서 인간의 감각과 경험 속에 존재하는 `최초의 인상들`을 되살려 냄으로써 현재와는 다른 지각(知覺)구조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과거를 완결되지 않은, 여전히 열려 있는 등 뒤의 문으로 만들어 현재의 새로운 소망을 일깨우는 것이다. 때문에 기억은 결과적으로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가장 매력적인 매개체로 기능하게 마련이다.

인간의 기억은 자기 자신의 체험을 뛰어넘어 선대(先代)의 기억까지 넘나들면서 세대 간 소통의 매개가 되기도 한다. 이를 테면 부모나 조부모 등 선대의 과거 모습을 바라보며 자신의 미래 시간까지 넘나들 수 있게 해준다. 일상이던 과거가 작가 자신의 손을 거쳐 작품화 돼 가는 과정은 일종의 자아에 대한 성찰의 과정이기도 하다.

그래선지 작가 류성하에겐 어릴 때 여읜 선친(先親)에 대한 기억을 곧잘 메타포로 사용한다. 군인이었던 아버지가 소유하다 유품으로 남긴 각종 군용품들이나 평소 집에서 자주 쓰인 삽과 농기구 등이 주로 은유적 기법인 그의 작품대상이 된다.

이번 전시의 타이틀이 된 `아버지의 서랍`도 절절이 가슴에 맺힌 육친에 대한 그리움을 결코 잊을 수 없어 작품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가 가끔씩 아버지가 유품으로 남긴 서랍을 열어보는 순간그 속에는 해묵은 잡동사니가 아니라 과거와 현재의 정겨운 연결고리가 기억의 보따리처럼 숨쉬고 있었다. 그 보따리를 풀면 어김없이 아버지와의 생전 기억들이 되살아나 현재와 연결시켜 주는 그의 작업에 도구와 틀로 사용된다. 하여 작가의 기억 속에 자연스럽게 다가온 아버지의 유품들은 하나의 피사체처럼 작품으로 재현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주변 사람들과 스쳐간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도 체취가 느껴지는 자신만의 기억을 되살리는 버릇이 습관처럼 되살아나고 있다.

작품 속 대상들은 결과적으로 자신의 일상에 자리잡고 있는 기억의 메타포로 작용하고 개체를 선별해 작품으로 표현하는 것은 일상의 기록으로 남는다. 이 대상은 개인적이고 친근한 관계를 갖는 `인물`로 압축되고 그 외의 대상은 `사물`로 묘사돼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하여 작가 류성하의 작품 속 인물은 바로`나의 삶의 기억`이며 `그들의 찰나적 시간`인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총 50여점의 작품이 선보인다.

류성하 작가는 영남대 서양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3회 수상 경력을 갖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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