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5    업데이트: 12-11-21 15:13

킬럼-1

녹색시대, 녹색상품
이태수 | 조회 859

녹색시대, 녹색상품

 

李 太 洙 <북부지역본부장>

 

 상품 이름마다 ‘그린’이란 말이 남발되고 있다. ‘그린 냉장고’, ‘그린 컴퓨터’ 광고에 이어 최근에는 ‘그린 소주’, ‘그린 카드’, ‘그린 아파트’까지 등장하고 있다. 상품 아름에 ‘그린’이란 ‘’」을 씌우기 곤란한 경우 ‘무공’나 ‘바이오’ 등 ‘그린’ 기능을 강조하는 말을 덧붙여야만 직성이 풀릴 정도다.

 

 이른바 ‘그린 마인드’가 소비자는 물론 기업과 국가정책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녹색시대’가 된 셈이다. 그러나 이 같은 ‘녹색 열풍’은 자생적이기보다는 외부의 자극에 의해 형성되고 있으며, ‘그린 라운드’라는 거센 흐름을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의 범위를 넘지 못하는데 문제가 있다.

 

 요란한 ‘녹색상품’ 선전과 구호에도 불구하고 환경을 살리기 위한 실천적인 노력은 거의 따르지 않고 있으며, 그 실태는 강들의 극심한 오염이 잘 말해주고 있다.

 

 수많은 ‘녹색상품’과 환경보호상품이 과연 광고처럼 제구실을 하고 있는지, 6월 ‘환경의 달’을 맞아 소비자보호 차원에서라도 검증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지금처럼 ‘그린’이 유행하고, 앞으로 더욱 남용될 경우 멀지 않아 식상하게 되고, ‘가짜 그린’이 판을 치는 세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녹색상품의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최종 사용자인 소비자 문제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소비자들은 질 좋은 상품을 싼값에 구입하려는 데 힘을 썼다. 이를 위해 조직을 만들고, 상품 테스트 등을 통해 일반소비자가 쉽게 알 수 없는 상품 선택 정보를 얻는데 치중했다. 이 운동은 상품이 안고 있는 위험, 위해 요인으로 인해 소비자가 받을 수 있는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감시운동으로 발전해왔다. 그리고 더 나아가 좀 더 광범위한 소비자안전문제를 볼 수 있는 ‘녹색소비자운동’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제 소비자들은 소비생활환경으로부터 입을 수 있는 2차적인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는 데까지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소비자들의 이러한 요구는 ‘녹색상품’이라는 신조어를 낳았으며, 기업들은 상품 판매를 통한 이윤추구의 전략으로 ‘녹색 상품’을 만들어 팔고, 환경보전문제를 상품과 직결시키는 ‘녹색광고’를 시도하기에 이르렀다. 기업 이미지광고로서의 ‘녹색광고’는 소비자의 환경의식을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상품 판매 전략만을 위한 무차별 광고는 간과할 수 없다.

 

 그렇다면 진정한 ‘녹색상품’은 어떤 것일까? 한 전문가는 제품이나 포장은 물론 그 재료도 재활용이 가능할 것, 재충전하거나 재사용할 수 있고, 퇴비화가 가능하거나 이에 기여할 것, 쓰레기 감량화와 자원 절약에 보탬이 되고, 물 또는 에너지의 효율적 사용, 보존, 절약에 이바지할 것, 폐기 후에 빛 또는 미생물 등에 의해 분해되기 쉬울 것 등을 그 요건으로 들고 있다. 그러므로 ‘녹색상품’ 여부를 알기 위해서는 심증이나 광고에 의해서도 안 되며, 반드시 과학적인 검증이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적어도 제품의 원료-제조공정-사용-사용 후 폐기에 걸치는 모든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해야만 한다. ‘녹색상품’이라 할지라도 소비자에 의해 합리적으로 선택되고 사용되지 않으면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녹색상품’은 생산자나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고, 궁극적으로는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어야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깊이 인식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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