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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평론

【박영식의 육필의 향기】 (235)이태수 시인 ‘물속의 푸른 방’ 2021.7.22 울산매일
아트코리아 | 조회 743


물속의 푸른 방

흐르는 물에 발을 담근다.
서늘하고 둥근 물소리……
나는 한참을 더 내려가서
집 한 채를 짓는다.
물소리 저 안켠에
날아갈 듯 서 있는 나의 집, 나의
푸른 방에는
얼굴 말끔히 씻은 실바람과
별빛이 술렁이고
등불이 하나 아득하게 걸리어 있다.


●《물속의 푸른 방》은 시제(詩題)부터가 참 아름답다. 여기서의 아름다움이란 시각적 황홀함뿐 아니라, 내면적으로 다가서는 푸근함이 누구나 이런 집 한 채 지었으면 하는 마음을 갖게 한다. 실바람 거느린 무욕의 냇가에서 흐르는 물에 발 담그고 푸른 별마저 키울 수 있는 그곳은, 어쩜 우리가 한 번쯤은 머물고 싶어 했던 그런 곳이 아닐까.

●시인 이태수(李太洙·1947년~ ). 경북 의성 출생. 대구대학교 대학원(국문학) 졸업. 1974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그림자의 그늘』, 『따뜻한 적막』, 『거울이 나를 본다』, 외 다수. 시선집 『먼 불빛』. 미술산문집 『분지의 아틀리에』 등. 대구시문화상, 동서문학상, 한국가톨릭문학상, 천상병시문학상, 상화시인상, 한국시인협회상 수상 외. 대구시인협회장, 매일신문 문화부장, 논설주간(이사대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 대구한의대학교 겸임교수 등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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