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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평론

비속한 현실 너머 진장한 '나'에 닿는 여정 _대구일보(2018.5.3)
아트코리아 | 조회 858

“비속한 현실 너머 진정한 ‘나’에 닿는 여정”_2018.05.02
‘초월의 꿈’ 화두로 실존·자아 성찰한 시·산문 담아 ‘작품 100편 해설한 ‘먼 불빛’ 통해 시적 도정 보여줘
이태수 시인이 최근 열네 번째 시집 ‘거울이 나를 본다’와 14권의 시집에서 농축해낸 문학의 진수를 고스란히 담은 시선집을 펴냈다.
 
시집 ‘거울이 나를 본다’에는 2016년 출간한 시집 이후 한 해 동안 쓰고 가다듬은 시 66편과 산문 ‘나의 시 쓰기ㆍ초월에의 꿈과 그 변주’가 함께 실렸다.
 
제목을 통해 알 수 있듯 시집은 완만한 역설적 자기성찰로 자연과 내면을 넘나들면서 빚어지는 심상 풍경들을 원숙한 서정의 언어로 떠올리게 한다.
1974년 등단 이후 변주를 거듭하며 추구해온 ‘초월에의 꿈’을 중심 화두로 한층 심화된 형이상학적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도정을 보여 준다.
 
이태수 시인은 “삶은 더 나은 세계를 향한 꿈꾸기이며 시는 그 기록들이지만, 그 초월에의 지향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자아 회복에 대한 목마름은 여전하다”면서 “이 세계의 본질과 현상에 천착하면서 신성 환기에 무게 중심을 두면서도 파토스와 에토스들을 비켜서지 않고 진솔하게 내비치려 했다”고 말한다.
 
표현 기법도 실내악이나 교향악과 같은 음악 형식(A-B-A)을 도입하고, 시의 행과 연의 앞뒤 흐름이 대칭구조를 이루도록 회화적 효과를 최대한 살려 형태미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이진흥 시인은 해설 ‘분별의 창을 닫고 관조하는 자아상’을 통해 “그는 초기의 실존적 방황과 중기의 비속한 현실을 벗어나려는 길 찾기를 거쳐 후기의 침묵과 적막에 이르는 동안 시종일관 서정을 끌어안으며 초월을 꿈꿔 오고 있다”며 그의 ‘꿈꾸기’는 이제 ‘꿈꾸듯 말 듯’으로 바뀌면서 주객의 대립과 분별을 사라지게 하고, 이 변화를 통해 시인은 서구의 논리적 분별상을 동양의 초월적 통합상으로 이끌어온다고 풀이했다.
 
또한 “시인이 거울을 보는 게 아니라 거울이 시인을 본다는 역설적 표현은 이제 그가 기존의 분별과 판단의 창을 닫고 그냥 거기 그렇게 있는 즉자존재의 입장에 처해 보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는 시인이 자아와 세계의 대립을 지양하고 즉자-대자의 종합을 지향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시선집 ‘먼 불빛’은 등단 이후부터 올해 봄까지 그가 쓴 시 900여 편 가운데 선별한 시 100편과 자작시 해설 ‘나의 시, 나의 길-이상세계 꿈꾸기와 그 변주’를 담고 있다.
 
이 시선집은 ‘현실 초월’을 한결같은 기본 명제로 삶의 이상적 경지를 꿈꾸며 내면 탐색을 거듭해온 시인의 실존적 방황과 초월에의 꿈 ‘너, 나, 그와 둥글음의 지향’, 세기말의 연민과 신성한 세계 꿈꾸기 ‘침묵에 들기와 떠받들기’, 그윽한 적막과 역설적 자기성찰로 요약될 수 있는 그간의 시적 여정을 총체적으로 보여 준다.
 
시인은 경북 의성 출신으로 1974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했으며, ‘자유시’ 동인으로 활동했다.
 
시집 ‘그림자의 그늘’, ‘우울한 비상의 꿈’, ‘물 속의 푸른 방’, ‘안 보이는 너의 손바닥 위에’, ‘꿈속의 사닥다리’, ‘그의 집은 둥글다’, ‘안동 시편’, ‘내 마음의 풍란’, ‘이슬방울 또는 얼음꽃’, ‘회화나무 그늘’, ‘침묵의 푸른 이랑’, ‘침묵의 결’, ‘따뜻한 적막’, 육필시집 ‘유등 연지’, 시론집 ‘대구 현대시의 지형도’, ‘여성시의 표정’, ‘성찰과 동경’, 미술산문집 ‘분지의 아틀리에’, ‘가톨릭문화예술’ 등이 있다. _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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