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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평론

2008-11-19 매일신문 - [700자 읽기]회화나무 그늘
이태수 | 조회 959

 

이태수 시인이 열 번째 시집 '회화나무 그늘'을 출간했다. 모두 5부로 구성된 이번 시집은 시인이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시적행보의 연장이자 새로운 사유의 시작점으로 읽을 수 있다.

 

1부에서는 시쓰기의 괴로움과 각오, 환희를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시인 이태수는 시가 한 그루 회화나무처럼 오래오래 서 있도록 하기 위해 시인이 겪어야 하는 괴로운 시간들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2부에서는 그리움과 정감으로 통할 수 있는 서정의 세계를 잘 보여주고 3부에서는 이 서정이 애절한 슬픔으로 이어진다. 4부에서는 시인이 거주하는 대구시 수성구 범물동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그래서 4부는 시가 어떻게 일상이 되고, 일상이 어떻게 시가 되는 가를 잘 보여준다. 헌정시 중심의 5부 역시 그리움과 슬픔의 정서를 띠고 있다.

 

김선학 교수는 해설에서 "(이태수의 시는) 소박하고 평범한 일상어에 닿아 있으면서 읽는 사람을 긴장시킨다"고 평가했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사유를 동력삼아 줄기 굵은 언어를 부드럽고 아련하게 흔들고 있다.

 

'서른네 해나 돌리던 하나의 쳇바퀴/ 내가 돌던 그 바퀴에서 뛰어내렸다/ 헛바퀴와 먼지투성이/ 그 반대의 세월도 그 쳇바퀴에/ 깔리거나 희미해진다(중략) 겨우 돌려도 헛바퀴다/ 안 돌려도 제 멋대로 돌아간다(하략)' -나의 쳇바퀴 4- 중에서.

 

147쪽, 7천원.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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