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37    업데이트: 20-12-29 10:14

칼럼-5

​진정 이게 나라냐——경북신문 2020. 2. 28
아트코리아 | 조회 679
진정 이게 나라냐

경북신문 2020. 2. 28
 
 
정신적 공황상태에 빠져 있듯 며칠째 집과 역시 같은 아파트에 있는 서재(연구실)만 오락가락하다가 모처럼 집 주변의 초저녁 길거리로 나섰다. 문을 닫은 음식점과 주점들이 더러 보이고, 길거리에는 마스크를 끼고 종종걸음으로 걸어가는 사람들이 더러 보일 뿐 차량들도 드문드문 오갔다. 한산하다 못해 텅 비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코로나 19 대재앙’의 공포에 질려있는 대구는 지금 난바다에 떠있는 섬과도 같다는 느낌이 든다. 자고 나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들이 놀랄 정도로 늘어나고 있다. 괴질 공포의 여파로 모든 게 다 마비돼가고 있다.
서울, 부산 등 다른 도시에 사는 문인들이 이따금 안부 전화를 하거나 문자메시지와 카카오톡으로 안부를 물어와 고맙지만 곤혹스럽다. 왜 이렇게까지 됐으며, 언제 그 끝이 보일는지 답답하기 그지없다. 여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날들이 아닐 수 없다.
허름한 주점에 들렀다. 노인들이 두 사람씩 두 좌석을 차지하고 앉아 막걸리 잔을 기울이며 ‘세상 타령’을 하고 있었다. 한 좌석 노인들의 한탄에 귀를 기울이니, 기초생활수급자인 홀몸노인들이었다. ‘코로나 19’ 재앙으로 감염될까봐 두렵기도 하지만, 당장 살아갈 일이 막막하다고 했다.
당장 복지시설들이 문을 닫아 생활의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라 했다. 생계활동에 제약을 받아 살기가 더욱 어려워졌고 각종 방문 서비스도 중단돼 불편이 가중되고 있으며, 건강관리도 큰 걱정이라 한다. 뿐이 아니라 경로당과 복지관, 평생학습센터 등이 문을 닫으면서 갈 곳도 없어졌다고 했다.
노인들의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시국 이야기로 발전하고 있었다. “지금 대통령이 대한민국 대통령 맞느냐”며, “중국 눈치 보느라 중국 사람들의 입국을 막지 않아 나라가 이 지경이 되고, 이젠 되레 중국이 한국 사람들의 입국을 막는다니 말이 되느냐”는 것이었다. 지금 대구뿐 아니라 온 나라가 벌집 쑤셔놓은 듯한데 이 모든 건 전적으로 문재인 정부 탓이라고 한탄하기도 했다.
다른 좌석의 노인들이 이들의 이야기에 끼어들기 시작했다. 홀몸노인들보다는 형편이 훨씬 나아보이는 그분들은 복지장관도 중국 장관 같지 않으냐며 “코로나 발병의 가장 큰 원인을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 때문이라니 기가 막히지 않느냐”고 했다. 또 한 노인은 “우한 코로나를 대구 코로나로 자기들의 잘못을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대구 사람들에게 덮어씌우려고도 하지 않았느냐”고 울분을 터트리기도 했다.
세상 돌아가는 걸 꿰뚫고 있는 듯한 한 노인은 지금의 우리나라가 “그야말로 평생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라며 문재인 정부는 모든 걸 거꾸로 한다고 질타했다. 지금 정부가 출범한 이래 ‘탈원전’ 등으로 경제가 거덜나고, 좋은 일자리가 없어졌으며, 가난한 사람이 더 가난해지게 만들고, 동맹은 흔들리고 있으며, 화려한 김정은 쇼 뒤에 비핵화는 고사하고 북한으로부터 ‘삶은 소대가리’라는 모욕을 당해도 아무 말 못하는 ‘이 나라가 나라냐’는 것이었다.
매스컴과 각종 미디어를 통해 알고 있는 이야기들이지만,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지 않고 마냥 듣고만 있었다. 지금 정부의 막무가내 권력 폭주와 거꾸로 가기는 숨이 막힐 지경인 건 정신을 차리고 있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다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국민이 없는 국정’이 오로지 진영 논리와 패거리 의식만 팽배하는가 하면, 그들만의 카르텔로만 치닫고 있다는 걸 국민들이 모를 리 없다. .
지금의 민심은 폭발하기 직전인지도 모른다. ‘코로나 19’는 확진자가 1만 명이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도 못 막을 지경으로 만든 ‘알 수 없는 정부’를 바라보고 있으면 억장이 무너질 것만 같다.
국가는 국리민복(國利民福)의 공동체이므로 국민이 잘 먹고 잘 살고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서 존재한다.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며, 민심은 천심이라고 했다. 이제부터라도 제발 정신을 제대로 차리는 정부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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