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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평론

2015-12-11 영남일보 - 한 작품서 글자 크기·서체 달리하고…색도 넣고…류지혁 작가 고희기념전 이색 시도
아트코리아 | 조회 1,286

한 작품서 글자 크기·서체 달리하고…색도 넣고…류지혁 작가 고희기념전 이색 시도


 

류지혁 작 ‘소월시 2편’

 

10년간 한글서예 연구…서예사까지 섭렵
독자적·현대적 작품 다채롭게 선보여와

가로로 7m가 넘는 ‘헌법전문’에서부터
10폭·10곡 병풍까지 대형작품 눈길끌어


대구를 중심으로 왕성히 활동하면서 한글서예의 조형미학을 널리 알리고 있는 백천 류지혁 작가가 6번째 개인전을 오는 15일부터 20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연다. 고희기념전이기도 한 이번 전시에서 류 작가는 지금까지 모색해온 다양한 기법의 작품을 대거 선보인다.

어릴 적 아버지가 직접 만들어준 구궁지에 천자문을 쓰면서 서예공부를 시작했던 류 작가는 고당 류민목, 소헌 김만호, 화촌 문영렬 선생 등에게 사사했다. 특히 1986년 대구지역에서 한글서예로 유명했던 화촌 선생을 만나 1990년대 중반까지 10여년 동안 체계적으로 한글서예공부를 했다. 한글서예의 매력에 푹 빠진 류 작가는 서예 공부를 좀 더 깊이있게 하기 위해 1995년 대구예술대 서예과 1기로 입학했다. 그의 나이 쉰이었다.

류 작가는 “10여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한글서예를 연구해왔지만 서예의 다양한 장르와 본질에 대한 탐구열을 식힐 수 없어 전공자의 길을 선택했다”고 그 당시를 회상했다.

대학에서의 공부로 탄력을 받은 류 작가는 경주대 문화재학과에 다시 진학해 서예사까지 심도있게 섭렵했다.

 

이런 단단한 이론적 토대를 바탕으로 그는 독자적이면서 현대적인 한글서예작품을 다채롭게 보여줘왔다. 그 스스로도 “늘 새로움을 추구하고자 했고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해나갔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이 같은 열정을 한자리에서 풀어보인다. 먼저 작품의 장르가 다양하다. 한글서예작품을 위주로 하면서 한문서예작품도 선보이고 글씨에 그림을 곁들인 작품, 색채를 넣어 화면의 분위기를 바꾼 작품 등이 소개된다. 한글과 한자를 혼서한 작품, 글자의 크기를 다르게 해 서체를 크게 휘호한 뒤 소자로 설명한 작품, 서체를 다르게 해 제작한 작품, 선면에 휘호한 작품 등 다채롭다.

종이도 고지를 비롯해 장지, 한지, 화선지 등을 사용했으며 고색창연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물감 등으로 적절한 처리를 해 세월의 흔적을 느끼게 했다. 문장도 현대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친근하고 귀감이 될 글감을 골라서 휘호함으로써 어렵고 딱딱한 서예작품이란 이미지를 털어내도록 했다.

작품의 크기도 다채롭다. 소형작품 70여점과 대형병풍 4점, 가로 7m가 넘는 헌법전문 등이 있다. 대형작품 가운데 한문해서로 5천200여자의 금강경을 담은 10폭 병풍, 한글 개성체의 한글금강경 1만1천여자로 구성된 10곡 병풍 등이 특히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번 전시의 평을 쓴 정태수 한국서예사연구소장은 “고희전에서 류지혁 작가는 현대인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시도를 통해 끝없이 변주해 나가려는 조형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며 “이를 통해 선생의 성실한 모습과 변화를 구하는 작가상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 작가는 대구시미술대전 우수상, 한국현대미술협회 초대작가상, 대구시서예대전 초대작가상, 대한민국제헌국회기념조형물 제헌헌법전문서예공모 우수상 등을 받았다. 현재 한국서협 대구지회 고문, 세종한글서예큰뜻모임 부이사장, 대구한글서예협회 공동회장 등으로 활동하며 백천서실을 운영하고 있다. (053)745-7726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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