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7    업데이트: 24-03-19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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神似 내재적 정신이 실제와 닮기 蘇軾 <雲棠谷偃竹記>
관리자 | 조회 1,008

神似

내재적 정신이 실제와 닮기

蘇軾 <雲棠谷偃竹記>

 

   소식의 산문 중에는 하나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풍부한 감정을 담아 생동감 있게 잘 풀어낸 문장이 있다. 바로 운당곡언죽기(雲棠谷偃竹記)로 친구인 문동이 죽은 후 그를 그리워하면서 쓴 것이다. 문장에서 제시한 용어가 명쾌하며 친구를 그리워하는 감정과 절묘하게 결합되어 있어 틀에 박힌 형식에 얽매이지 않은 독창적인 풍격을 이루었다고 평가를 받고 있다. 게다가 글의 첫머리에 문동이 대나무를 그린 일을 제시하며 문예창작의 한 범주인 神似(내재적 정신이 실제와 닮기)를 쉽게 풀이하고 있다.

 

소식의 벗 文同의 묵죽도

 

竹之始生, 一寸之萌耳, 而节叶具焉.

自蜩腹蛇蚹, 以至于剑拔十寻者, 生而有之也.

대나무가 막 움터 자라기 시작할 때는 한 마디 남짓한 싹일 따름이나 마디와 잎이 갖추어져 있다.

마디마디 매미가 벗어놓은 껍질이나 뱀 허물 모양으로 총총하게 자란 것에서부터 칼을 쭉 뽑아 길이가 80자나 되는 장대에 이르기까지 모두 나면서부터 타고난 속성이다.

 

今画者乃节节而为之, 叶叶而累之, 岂复有竹乎?”

요즘의 대나무를 그리는 사람들은 한 마디 한 마디씩 묘사하고 한 잎 한 잎 덧붙여 나가니

어찌 또 완전한 대나무 모양을 이루겠는가!

 

故画竹, 必先得成竹于胸中, 執筆熟視, 乃見其所欲畵者.

 

따라서 대나무를 그리려면 반드시 먼저 마음속에서 완전한 대나무의 모양을 파악한 뒤 붓을 들고 자세히 관찰하고 상상해야 비로소 구상 중에서 자신이 그리고자 하는 현상의 특징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急起從之, 振筆直遂, 以追其所見, 如兎起落, 少縱則逝矣.

바로 이때 재빨리 정신을 분발하여 구상한 것에 따라 붓을 휘둘러 단숨에 그려야 한다. 조금의 틈도 주지 않고 자신이발견한 형상의 특징을 좇아야 한다. 이러한 창작의 과정은 마치 토끼가 깡충깡충 뛰어오르고 매가 곧바로 내려오듯 재빨라야한다. 조금이라도 정신을 팔면 사라져 버리고 만다.

 

참고문헌 이경화 지음/이종한 옮김<중국산문간사> pp.290

 

 

 

宋·苏轼《文与可画筼筜谷偃竹记》

就是画竹前竹的全貌已在胸中。

 

 

 

흉유성죽(胸有成竹) 대나무를 그리기 전에 먼저 가슴속에 대나무가 있어야 한다

故畵竹, 必先成竹于胸中, 與可畵竹時, 成竹已在胸

그러므로 대나무를 그릴 땐 반드시 가슴속에 새기고 대나무를 그릴 땐 완전한 대나무가 이미 가슴속에 있다.

 

송(宋)나라 소식(蘇軾)의 동파문집(東坡文集) 제49에는 운당곡언죽기(雲棠谷偃竹記)라는 글이 있다. 소식(蘇軾, 1037년~1101년) 중국 북송 시대의 시인이자 문장가, 학자, 정치가이다. 자(字)는 자첨(子瞻)이고 호(號)는 동파거사(東坡居士)였다. 흔히 소동파(蘇東坡)라고 부른다. 현 쓰촨 성 미산(眉山)현에서 태어났다. 시(詩),사(詞),부(賦),산문(散文) 등 모두에 능해 당송팔대갸(唐宋八大家)의 한 사람으로 손꼽혔다.

동파(東芭)라는 호로 유명한 소식은 문장뿐만 아니라 서화(書畵)에도 능하였다. 그에게는 자(字)가 여가(與可)인 문동(文同)이라는 친구가 있었는데, 그 또한 문장과 서화에 모두 뛰어났다. 소식은 정치적으로는 불우하였으나, 그가 그린 대나무와 그 기법은 옥국법(玉局法)으로 유명하였다. 그는 일찍이 화죽기(花竹記)라는 책에서 "대나무를 그리려면, 먼저 마음 속에 대나무을 완성해야 한다"라고 하였다. (故畵竹, 必先成竹于胸中)

그의 친구 문여가는 생동적인 대나무를 그리기 위하여, 많은 대나무를 심어 두고 매일 관찰하며, 대나무의 특징과 기억해두었다. 당시 유명한 한 문인은 "문여가가 대나무를 그릴 때, 완전한 대나무가 이미 그의 가슴속에 있었다"라고 칭송하였다.(與可畵竹時, 成竹已在胸)

胸有成竹(흉유성죽)은 成竹在胸(성죽재흉)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일을 하기 전에 완전한 계획을 구상하여야 함을 비유한 말이다. 지금도 成竹(성죽)은 속셈 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