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1    업데이트: 21-02-26 09:25

자유앨범

금추이남호 선생님 작 시등도
관리자 | 조회 1,393
[우리 기념관 숨은 보물] 전기박물관- 전기시등도
'우리 나라 첫 전기 점등' 감동의 순간 담다
안명진(전기박물관 관장)


<전기시등도, 353 Cm×150 Cm>


전기가 없는 세상을 상상해 본 적이 있는가. 밤에는 어둠의 세상이고, 텔레비전과 컴퓨터를 사용할 수 없어 답답하고 심심할 것이다. 불과 100 년 남짓 전만 해도 우리 나라엔 전기가 없었다. 1887년 역사적 사건이 있기 전까지 말이다.

1887년 이른 봄 경복궁 안 건청궁에서 우리 나라 최초의 전깃불이 켜졌다. 대낮같이 밝은 이 불을 처음 본 사람들은 도깨비불, 물불, 건달불이라고 불렀다. 한자로는 '묘화(妙火)'라고 썼다. 눈으로 볼 수도 없는 전기란 것이 만들어 낸 불이 하도 신기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전깃불을 켜기 위해서 향원정 연못에서 끌어올린 물로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만들었다. 전등소, 전기소라고 했던 이 발전소는 1882년 한미통상협정을 계기로 만들어지게 되었다. 

민영익, 홍영식 등 사절단은 미국에 가서 처음 전등을 보고 깜짝 놀란다. 조선으로 돌아와 고종 황제에게 발전소 건설을 건의하고, 마침내 에디슨전기등회사와 계약을 맺고 발전소를 짓기에 이른다. 

당시 발전소 규모는 16 촉광 750 개의 전등을 켤 수 있는 발전 용량이었다. 발전은 보일러에서 발생시킨 증기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었다. 

조선 정부는 에디슨전기등회사의 맥케이를 전등 기사로 초빙하여 전기등 설비 건설과 운영을 맡겼다. 그는 전력을 공급하는 데 편리하면서도 보일러 용수 공급이 쉬운 건청궁 앞 어정(우물)과 향원지의 취향교 사이에 발전소 건물을 세웠다. 

1887년 이른 봄 마침내 건청궁 안 왕과 왕비가 각각 거처하는 장안당ㆍ곤녕합의 대청과 앞뜰, 궁의 담 밖, 향원정 주변에 가로등을 설치하고 전깃불을 밝히게 된다. 에디슨이 탄소 필라멘트 전구를 발명한 지 8 년 만의 일이다. 

1987년 한국전력은 한국 전기 100 주년 기념 사업의 하나로 우리 나라 최초의 전기 점등 광경을 그림으로 남기고자 하였다. 풍속화의 대가인 금추 이남호 화백에게 의뢰하여 지금의 '전기시등도'를 그리게 하였다. 

우리 박물관에 전시 중인 이 그림을 통해 우리 나라에 첫 전깃불이 켜진 감동의 순간을 느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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