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    업데이트: 18-11-15 16:57

언론 평론

수묵을 통한 자아실현의 탐색 - 홍원기
아트코리아 | 조회 607
수묵을 통한 자아실현의 탐색
 

 
달해達楷 김동휘 작가는 1999년 소암 김준헌선생께 서예를 익히기 시작하였고, 2004년경부터는 학산 정성근선생 문하에서 문인화를 연마하였다. 그 후 구남진, 임현락 교수의 지도로 수묵산수화, 동양화론과 회화정신, 다양한 기법들을 연구하면서 먹이 지닌 ‘기운생동氣韻生動’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그의 작업의 요체는 서체의 기법을 기반으로 한 창작이다.
2012년 ‘숲, 노닐다 展’에서는 장자莊의 정신적 자유와 해방에 바탕을 둔 수묵작업, 2014년 ‘획畫, 참나眞我 展’에서는 석도石濤의 화론에 근거한 수묵작업으로 작가는 “잠재적인 내면세계를 찾는 목적은 물질적 풍요보다는 정신적 삶을 추구하기 위함”이라는 창조정신에 큰 의미를 두고, 전통의 재해석 위에 현대적인 수묵의 무한한 표현성을 실험하였다. 이어서 2016년 ‘아我 展’에서는 ‘사람은 무엇인가?’라는 화두로 “무의식에 잠재된 찰나의 기억을 현실 공간으로 이끌어내어 생명의 순수와 단순한 형태를 찾고자” 시도하였다. 이때의 작품들은 밀레(J. F. Millet)나 에곤 실레(E. Schiele) 등의 작품 이미지를 차용하여 변형시키면서 작가 내면에 잠재된 자아와 상상력을 발휘하여 ‘어머니의 이미지에 대한 그리움’을 초현실주의적인 화면으로 구성하였다. 특히 달해는 “농부의 지혜를 배우는 것이 회화로의 입문동기로써, 이는 생명의 수확을 의미하며, 생명은 곧 기운생동이자 작품의 본질을 말 한다”라는 논리를 전개한 바 있다.
이번 전시회는 <달해일기–블랙> 시리즈들로 산수와 자연, 우주, 눈동자, 별, 빛, 반딧불을 모티브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작품들이다. <달해일기-블랙 002>, <달해일기-블랙 003>, <달해일기-블랙 005>는 창문과 문을 통해 본 자연 경들로 구상과 비구상의 이중적인 화면구성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불교의 ‘불이사상(不二思想)을 표현한 작품들로 “나와 자연은 하나이다.”라는 조화로움과 음양, 자연의 순환을 나타내었다. 특히 자신의 정신을 표출하는 매개체로써의 ‘붓’을 한지로 성형해서 본인의 모발을 붙인 것을 하나의 오브제로 활용한 것도 실험적인 조형적 사고일 것이다. <달해일기-블랙 004>도 유사한 성향의 작품이지만 서체적인 필치의 단순한 형상성과 강한 대비효과가 돋보인다.
<달해일기-블랙 006>, <달해일기-블랙 007> 등은 우주 은하계의 모습들을 다채로운 공간구성법과 기법을 활용한 작업들로 흑백의 강렬한 대비와 수묵의 깊은 맛을 효과적으로 살려 환상적인 분위기를 보여준다.
현재까지 나무와 인물, 자연 경을 주제로 수묵의 본질적 표현을 통한 기운생동의 추구를 지속적으로 탐구하는 김동휘 작가의 열정적 작업은 앞으로 더욱 일취월장하여 강건한 필획과 공간구성의 묘미를 융합한 개성적인 현대회화의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기대합니다.
 
2018. 12.
홍 원 기(대구교육대학교 미술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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