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1    업데이트: 22-01-04 13:08

평론 및 작가노트

한 영 수 작품세계
아트코리아 | 조회 989

한 영 수 작품세계(작업노트)

 

  산,들,강,나무,꽃,풀 그리고 인공미가아닌 자연 있는그대로의 환경에서 나는 뛰어놀았다.

봄이면 야산에서 참꽃 따며놀고 꼬불꼬불 비포장 길따라 굴렁쇠굴리며 소풀,토끼풀 낫으로 한망테 채우고나서야 논두렁길따라 휘파람불며 아슬아슬하게 걸었다.

 

  먼 산넘어 하늘높이 비행기는 흰선길게 그으며 날고 수양버들 가지꺽어 호떼기만들어 자랑하듯 크게 불며 서로마주보며 웃고 놀았다.

  여름강가 너나없이 개구리 헤엄치며 물장구치고 반나절을 따가운 햇볕에 온몸을 굽다시피 하고나면 허기배에 보리밥 찬물에 한그릇 말아 된장에 풋고추 반찬으로 너무나도 맛있게 먹엇던 기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참외밭 서리하다 탱자나무 가시에 온몸 긁히며 도망치고 도랑물막아 미꾸라지 잡느라 또 하루해가 저물었다.

  생풀 베어다가 모기약 피우고 온식구 한자리에 누른국시 한양푼이면 세상온갖 조용해지고 평상위에 누워 동생이랑 밤하늘의 별 이름짓다 잠들곤했지.

 

  황금 들판 가로질러 자전거타고 지칠줄 모르며 하루종일 미루나무 사이로 종횡무진했고, 하교길 밀밭 지나다 미싸리 구워 입가 그으름 새까맣게 칠해 서로얼굴 보며 깔깔댔지!

집뒤뜰 누렇게익은 감나무 올려다보며 긴장대로 홍시따다 땅에 떨어지면 아까워 곱게 다시주워먹고, 코스모스 사이길로 가을소풍 줄지어 호르라기 소리에 목소리높여 행군했다, 해질녁 고구마,감자 구워먹으며 소죽끌이던 시절이 왠지 그립다.

 

  온 천지가 하얗게 눈으로 덮이면 처마에 고드름따 입에물고 녹여먹고 방학숙제 미뤄놓고 화로불가에 모여 옛날이야기 들으며 잠들던 아름다웠던 기억들이생각난다.

나의 근간 작업들은 아련한 기억들을 지치고 피곤한 현대생활에 바쁜 일상에서 한번쯤 마음의 휴식을 취할수있는 다소 목가적이면서 향수를 떠올릴 수 있는 이야기를 소제로 작업 하고있다.

지금에야 보기힘던 자연과 낭만이 유년의 세월로 거슬러 정서를 텃치해 보고자 다소 고루하기 쉬운 내용이기에 화사하고 밝은색채로 대변한다.

 

  내 머리를 떠나지 않는 유년의 기억은 지금에 와서야 그때가 아름다움 그 자체였음을 깨닿게 한다. 자연에 순응하고 음양에 맞게 살아가는것의 소중함을 어른이 되고서도 이제야 더욱 그리워짐은 나도 어쩔수없는 자연의 일부임을 새삼 깨닿는다.

모정- 그이후의 그리움 으로 시작된 연작시리즈가 아름다운기억으로 이어지는것은 나의 감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아닌가 생각든다.

 

  장지의 두터움에 녹색과 황색을 위주로함도 자연의 색을 닮고자함이 내재되어있음이고, 변형의 화면도 대자연의 더넓음을 표현하고자 가로로 넓게 펴서 그렸고 이야기가 있는 내용또한 누구나 그림의 주인공일 수 있는 까닭이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기억 연작이 이번이 세 번째 개인전이며 다음에는 무엇을 이야기 할지는 나 또한모를 일이다. 다만 창작을위해서 계속 실험을 해나갈 생각은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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