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8    업데이트: 22-10-18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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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고 싶다 - 김일환
아트코리아 | 조회 1,206
노래하고 싶다.
흩날리는 낙엽을 바라보며
흘려보낸 세월을 노래하고 싶다

추억은 저만치 가버렸고
오래된 미래만 짧게 남아
나를 부르고 있다

이미 정해진 스케줄대로
그렇게 짜여진 그들만의 세상에
잠시 머물렀다 가는 것 같다

그래서 노래하고 싶다
진솔한 나의 삶을 노래하고 싶다

노래는 바람을 타고
인생은 낙엽 따라간다
가는 세월에 바람은 징징대며
앙상한 나뭇가지를 흔들어 댄다

흔들림은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되어
아픈 가슴을 적신다
다 벗어 던졌는데
아직 부르지 못한 노래가 있었다

벌거벗은 나무는 추위에 떨며
인고의 세월을 건너왔지만
부르지 못한 노래는
산 그늘에 숨어 웅크리고 있었다

어둠을 밝혀줄
둥근달을 보고 싶다
그리고 그분을 만나고 싶다

또 다른 노래를 불러야겠다

둥근달은 달무리를 이끌고
적막감으로 접어들며
물안개 속을 거닐고 있다

세월의 바람이 그분을 맞아
산 능선을 돌아서자
달그림자는
산 그늘을 벗겨내고 있었다

부르지 못한 노래는
안개 속으로 사라지고
오래된 미래는 달그림자로
나에게 다가오고 있다

노래하고 싶다
바람 속의 달을 노래하고 싶다
방망이 질 하는 가슴으로
새롭게 노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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