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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김일환 문화칼럼] 전선택 특별회고전에 붙인 100년의 약속 / 경벅신문 / 2021.07.01
아트코리아 | 조회 297
전선택 특별회고전이 대구미술협회에서 미술인의 이름으로 개최됨을 참으로 고맙게 생각한다. 더불어 선생님이 18년간 봉직하셨던 대륜중·고등학교 개교 100주년을 맞아 제자들이 함께 축하 기념전을 갖게 되었으니 뜻깊은 행사가 겹쳐 이루어짐에 깊은 감사를 드리고 싶다.
이러한 뜻 깊은 행사가 지역사회의 귀감이 되어 대구 미술인들의 자긍심을 더 높이고 또한 대구미술사의 새로운 이정표를 찍는 대구 미술문화융성의 시발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륜학교는 조선말 개화기를 맞아 조선총독부시절 흔히 선교사나 종교단체의 힘으로 이루어진 학교가 아니고 우리나라 유일한 민족학교의 하나로 1921년 9월에 애국지사 홍주일, 김영서, 정운기 등 세분이 인재양성을 통한 국권회복을 목적으로 사설학원 강습소인 교남학원 설립을 모태로 하고 있다.
당시 대구부 팔운정 우현서루를 가교사로 하여 설립자 겸 초대 교장에 정운기 선생님이 취임하셨고, 근무하셨던 교사로 민족시인 이상화 선생님과 전 국회의장을 역임한 이효상 선생님이 계셨다.
학생으로는 시인이며 독립운동가였던 이육사와 월남 투이호아 지역에서 해풍작전 중 적의 수류탄을 덮쳐 많은 부하를 살리고 전사한 이인호 소령을 배출한 민족사학이다.
'남을 사랑하고 스스로를 속이지 말자'라는 교훈처럼 건학 이념이 먼저 자신을 알고 그 깨달음으로 민족과 국가를 위한 큰 틀의 도를 행하는 것으로서의 윤리의식과 실천적 행동으로 그 의미를 갖는 것이 대륜의 정신이다.
이러한 100년을 이어온 대륜의 정신이 100세를 맞은 선생님의 인생 여정과 닮은 점이 많은 것 같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한다. 하물며 인간이 강산이 열 번이나 변하도록 올곧은 모습으로 꾸준히 자기 일을 하며 한 분야에 일가를 이루며 산다는 건 드문 일이다.
그런면에서 선생님은 백세의 세월을 풍미하시며 인고의 삶을 예술의 혼으로 굳건히 버티어 오신 대구화단의 거목이시다.
오늘도 붓을 놓지 못하시는 외골의 강직함은 아직도 풀지 못한 응어리진 한이 가슴 한구석 남아 있는 것 같다.

선생님은 대화중에서도 늘 어떤 생각 속에 잠겨 있는 듯 때로는 고개를 갸우뚱 하시며 심연의 바다 속을 응시하시듯 깊숙이 젖어있는 눈망울에 세월의 무게와 사고의 깊이를 느끼게 한다. 그리고 촛점없는 먼곳을 응시하시는 그 곳이 있는것 같다.
그렇다. 두고 온 고향산천과 그리움이다. 즉 마음의 고향이고 향수다. 선생님의 그림 속에 주로 등장하는 구름과 황량한 들, 꽃과 나비, 바둑이와 어린아이, 그리고 서로 끌어안고 깊게 포옹하는 실향민들의 모습이 그러하다.
선생님은 1922년 평안북도 정주에서 태어나셨으며, 오산중학교을 졸업하시고 1943년 일본 가와바다미술학교서 서양화를 전공하셨다고 한다. 해방된 다음해인 1946년 홀홀단신으로 월남하셔서 실향민의 아픔으로 그리움과 한의 화두를 그림으로 풀어내고 계시는 것 같다.
이러한 선생님의 일관된 의식의 전개를 통해 후학들은 예술가의 작가적 사고체계를 이해하고 선생님의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 묻어나는 검소하고 담백함이 작가적 표현 형식으로 작품에 나타남을 알아야겠다.
왜냐하면 선생님은 순수한 동심을 닮은 작가이고 끝없이 자신을 담금질 해 온 작가이며 늘 향수 속에 고독하게 살아온 작가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이러한 일생을 살아온 선생님의 모습들이 이 시대에 우리 미술인들에게 요구되는 작가적 소양임을 알아야겠다. 그리고 교육은 백년대계라고 한다.
 
즉 백년을 내다보며 인재를 키워야 된다는 뜻이다. 100년 동안 나라의 기둥을 깎아 온 민족사학인 대륜의 정신이 다시 한 번 삼천리 곳곳에 샛별이 되어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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