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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기고] 김일환 (前 대구미협 회장)...이건희미술관 대구 유치를 기원하며 / 영남일보 / 2021-06-10
아트코리아 | 조회 286
지금 전국이 '이건희 미술관' 유치를 위한 공방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삼성가의 온갖 연고를 내세우며 뛰어든 지방자치단체가 여러 곳이라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4월28일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회장 유족이 2만3천여점의 미술품과 문화재를 국가에 기증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벌어진 일이다.

발단은 미술계 인사 100여명이 지 지난달 30일 이건희 컬렉션 가운데 근대미술품 1천여점과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근대미술품 2천여점을 모아 '국립근대미술관' 설립을 촉구하면서 비롯됐다고 한다. 더군다나 6월 중순에 문화체육관광부가 미술관 신설 계획을 공식 발표한다고 하였으니 불 앞에 부채질한 꼴이 되고 말았다.

삼성그룹의 이병철 초대회장은 1938년 3월에 28세의 나이로 대구시 중구 인교동에 삼성그룹의 모체인 삼성상회를 열었고, 이건희 회장도 1942년에 여기에서 태어났다. 1948년에 수도권으로 진출하면서 국내무역업계를 주도하였으며, 1951년에 상호를 삼성물산주식회사로 변경하면서 글로벌회사로 발돋움하게 되었고, 1954년 북구 칠성동에 삼성그룹 최초의 제조업인 제일모직이 설립되었다.

우리나라는 1876년의 강화도조약 이후 개화기를 맞아 한반도에 서양문물이 급속도로 유입되기 시작하였는데 대구는 일제강점기 주로 일본에서 부산을 거쳐 대구에 안착하게 된다. 특히 해방을 맞아 북에서 월남한 사람과 대한해협을 건너온 사람들이 많았고, 6·25전쟁 때는 피란민으로 온 예술인들이 대구에 많이 정착하게 되면서 대구를 문화예술의 도시라 하고 오늘날 근대미술의 성지로 여기는 이유다. 이것이 곧 대구미술의 상징이 근대미술이며 '이건희미술관' 유치의 당위성이다. 그리고 '근대미술관'의 건립은 대구 미술인들이 늘 바라고 희망하던 숙원 사업이며 대구 미술인들의 자존심을 찾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지방자치단체는 지역 유치의 당위성을 주장하며 50개가 넘는 지역의 단체가 자발적으로 나서 범시민 서명운동과 캠페인 등을 릴레이식으로 전개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대구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 어저께 문화예술회관 달구벌홀에서 원로미술인들이 모여 '이건희미술관' 대구 유치를 위한 궐기대회를 열었는데 무언가 씁쓸한 느낌은 왜일까? 앞에서 열거한 기막힌 연고 관계나 역사적인 당위성이 아무리 뛰어나도 대구시민과 시 전체가 절실한 마음으로 올인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 이것은 100년을 내다보는 대구경북지역의 문화콘텐츠를 갖는 것이다. 정치인이나 관에서 어떤 부지에 몇천억을 들여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은 그냥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되면 좋고 안되어도 책임이 없는 것이다. 이때까지 대구를 들여다보면은 서울에서 출세하여 잘 살다가 엄마 같은 지역민의 마음속에 호소하여 지역에서 관의 장이나 국회의원이 되어 있는 경우가 더러 있다.

묻고 싶다. 지역을 위해서 무엇을 했나? 임기 중에 무엇을 남길 것인가? 왜냐하면 이것은 국가적인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접근하여 해결하지 않으면 절대 유치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나의 생각과 행동이 중요하며 존재하는 만큼의 역할을 보여줄 때다. 그러므로 나 자신과 모든 사람들께 호소하고 싶다. '이건희미술관'유치를 위하여 영남인의 저력을 보여주자! 그리고 지역의 모든 정치인들에게 요구하고 싶다. 명운을 건 투쟁으로 꼭 성사시켜 주길 기대한다. 왜냐하면 사랑하고 믿고 싶으니까. 더군다나 후손들을 위한 일이니까.
김일환 〈前 대구미협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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