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50    업데이트: 23-05-09 12:14

보도자료

[특별기고] 봄을 기다리며 / 경북신문 / 2023.02.22
아트코리아 | 조회 171
봄을 기다리며

우리의 역사에는 안타까움이 많다. 오랜 외세의 침입이 그렇고 해방이 되어도 굶주림과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였으며 동족상잔의 6,25을 거치면서 우리들의 삶이 극한에 놓이기도 했었다.  

그러나 한강의 기적으로 88올림픽을 개최하기에 이르렀고 세계무역순위 여덟번째에 오르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정치적인 반목이 지역 간,계층 간,세대 간의 갈등으로 비화되면서 오랫동안 국민 전체의 마음을 아우르지 못하였고 또한 여러 정책들의 결함으로 선진국의 문턱에서 좌절하고 말았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누적되어온 여러 요인들이 겹쳐 지금에야 그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어 현재 우리의 삶을 암울하게 하고 있다. 

한반도 비핵화의 망상에 젖어 국방,외교의 허실로 국내외 정세가 불안하고 이어져온 경제정책의 실패로 공공요금이 치솟고 있다. 그런데도 정치인들은 포퓰리즘에 매몰되어 국민을 속이며 바르지 못하고 서로 비방하며 책임 전가로 혼란스러움만 키우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들은 희망을 가질 수 없고 꿈을 꿀 수도 없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들의 삶에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꿈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에 우리에겐 미래가 없다는 것이다. 희망이 없으니 꿈을 꿀 수 없고 미래도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정치인들은 불합리하고 극단적인 언어 폭력을 일삼아 국민들의 삶의 가치나 본질성이 희석되고 왜곡되어 종잡을 수 없다. 더군다나 집단적 이기심에 의한 행위나 이데올로기적인 덧씌우기로 인하여 국민들 가슴에 난도질 하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결국 국민들은 심리적인 불안이 거듭되면서 정서적으로 피폐해져 가고 있으니 어떻게 희망을 가질 수 있고 꿈을 꿀 수가 있겠는가?

고사에 교언영색(巧言令色)이란 말이 있다. 꾸민 말과 꾸민 얼굴이다. 공자께서는 ‘번드르르하게 겉을 꾸미는 말을 하고 얼굴빛을 좋게 꾸미는 사람은 어진 사람이 드물다’ 라고 하셨다.  

곧 소인배들의 교묘한 수단과 아부하는 태도를 일컫는 말이다. 남에게 듣기 좋은 말일수록 진정성이 없고 사람답지 못하며 그럴듯하게 잘 꾸며대거나 남의 비위를 잘 맞추는 사람 쳐놓고 진실된 사람이 적다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오늘날 정치인들의 모습과 유사하다. 그들은 국민들을 향하여는 감언이설로 미소를 지으며 무엇을 해도 국민을 위한 것 이라고 우긴다. 돌아서서는 당쟁만 일삼는 모리배의 모습을 연상케 하는 저질 스러움이 만연해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오직 정치인들 그들만의 미래인 것 같다. 그들의 희망은 내년 총선에 있고 꿈은 금배지에 있으며 미래는 차기 대선에 두고 있으니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는 것이다. 그저 민생만 노래하면 되고 자유민주주의 깃발을 흔들며 모든 것이 국민의 뜻이라고 외치면 된다. 이토록 정치인들의 생각이 국민들 다수의 생각과 배치됨은 나만의 생각일까?

60년 전만해도 이맘때가 되면 맥답압(麥踏壓)이라 하여 학생들을 동원하여 보리밭 밟기를 하였다. 얼어서 부풀어 오르거나 너무 따뜻하여 보리가 웃자라는 것을 막음으로써 보리의 성장을 돕는 일이었다. 

보리는 가을에 파종하여 혹독한 겨울추위를 나고 다음해 여름에 수확한다. 그러므로 쌀이 떨어지는 시기는 대개 봄이고 가을 쌀 추수때까지 봄에 굶어 죽는 사람이 많았고 궁핍한 시기라 하여 ‘춘궁기’ ‘보릿고개’라 부르기도 하였다.

지금은 못먹어 굶어 죽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보리를 밟아야 되는데 밟는 사람이 없고 봄이 왔는데 봄같이 않아 허탈감에 국민들의 가슴은 퍼렇게 멍들어 가고 있다. 대한민국엔 국민을 위한 진정한 정치는 없고 국민을 허깨비로 아는 정치인만 있는 것 같다.
 
묻고 싶다, 그리고 가슴을 제쳐 외치고 싶다. 그들은 민생은 뒷전이고 당쟁만 일삼아서 그들이 사회의 모든 난제들을 해결하기보다는 오히려 키우며 만들어 내고 있지는 않는가.  

그리고 국민의 체면을 손상시키며 국격을 떨어뜨리고 있음을 알고 있는가. 우리는 언제까지 보리가 웃자라는 것을 이해와 포용으로 그냥 보고만 있어야 하는가. 빼앗긴 우리들의 가슴에 진정한 봄은 언제 오는가.
덧글 0 개
덧글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