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35    업데이트: 26-10-29 23:03

시2

눈부신 사과 / 정순오
관리자 | 조회 13
눈부신 사과
               정순오

 
눈부신 사과밭은
검은 나비 날아와 흰나비 되어 날아간다
 
일일이 다 찔러보지 못한 아쉬움에
풀풀 날리는 향기 번진다
 
꽃일 때 못다 한 이야기
커져가는 붉은 입술로 달싹대기도 하고
땅에서 뒹굴며 농후한 말씀 내놓는다
썩는 것으로 봄을 기약하는 윤회의 삶
 
바람 불어와 우수수 떨어지는 잎새들
이불 한 채 지으면
그대 그리워하다 하얗게 삭은 뼈들
나무 아래 고스란히 시로 남을 것이다
 
익은 사과 버리느라 고된 나무 서 있다
아주 먼 곳에 있던 자식들도 하나씩 불러들여
한 자루씩 햇살을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