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9    업데이트: 23-09-20 14:32

석도화론

​4. 존수(尊受)
관리자 | 조회 57
4. 존수(尊受)

 

  경험과 지식(知識)은 경험이 먼저이고 지식은 그 다음이다. 지식이 깊어진 연후에는 경험이 더욱 깊어진다. 고금을 막론하고 고명한 화가들은 모두 지식을 배우고 나서 그 받은 바의 느낌을 경험으로 표현하고 아울러 그 경험을 알고 나서 받은 바의 느낌으로 지식을 표현하였다.

  그러나 일사(一事)에 능하다 할지라도 경험이 적고 지식이 적으면 일획(一畵)의 도리를 능히 이해하지 못하니 경험이 크고 지식이 넓어야 한다. 대개 일획이란 만물 중에 포함되어 있다.

  그림으로 인해서 묵(墨)의 경험을 얻고, 묵의 경험에 의해서 필(筆)의 경험을 얻고, 필의 경험에 의해서 팔의 움직임의 경험을 얻고, 팔의 움직임의 경험에 의해서 마음의 경험을 얻어 하늘의 자연생성(自然生成)과 땅의 자연발생(自然發生)이 조성되는 이치와 같아 이것이 그림에 있어서는 경험이다. 그래서 화가는 경험을 귀하게 여기고 존중해야 한다. 만약 경험을 얻고도 존중하지 않으면 스스로 포기하고 만 것이 된다. 또 일획의 원리를 얻고도 변화하는 발전이 없으면 스스로 묶어 놓은 것과 같다.

  그러므로 화가는 경험을 반드시 존수(尊守)하여야 하며, 힘껏 노력하여 활용하여야 하며, 다른 사람의 외부적 간섭도 필요 없고 안으로 자기 자신의 방종함도 없어야 한다. 주역(周易)에 말하기를

  [하늘의 도가 든든하게 행하고 있으니 군자는 스스로 노력을 그치지 말라.]

라고 하였는데, 이것은 화가란 경험과 인식을 중요시하여야 한다는 뜻과 통한다.

[출처] 4. 존수|작성자 진성수
덧글 0 개
덧글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