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시학 여름호 발표
#시간풀무질
-가설무대 17 【정숙]
서산이 붉게 물들도록
바람을 불어 넣느라 어질어질했었는데
분명, 언제부턴가 구멍이 나 있었던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불어야만 했나?
어머니의 생이 무대 위에서
춤출 기한에 쫒기고 있다는 걸 아는
그녀의 타이어가 참으로 매몰차게
슬쩍슬쩍 목숨바람을 빼버리고 있는데
시간은 제 탱탱한 바람바퀴에
한 순간도 풀무질을 멈추지 않는다
커튼콜의 기회도 한번 주지 않을 기세로
마지막 잎 새를 흔들어대고 있다
1993년 계간지<시와시학>으로 신인상 수상.
2010, 1월 만해 ‘님’ 시인 작품상 수상 시집<바람다비제>
2015년 12월 23일 대구 시인 협회상 수상
시집<신처용가>제 8시집<연인, 있어요><한국대표서정시100인선>
지금 용학도서관에서 현대시 강의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