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철에게
저 근육질, 천 구백 사십 육년 시월의 횃불 되어 대구의 거리 물들인
이름과 그 때의 텅 빈 쌀바가지 보여주려 저리 허공을 뚫고 달리는가
헛바람 등에 지고 한 주먹꺼리도 안 되는 허술한 세상 내 마음 벽조차
관통하지 못한다고 날마다 독기 품은 눈초리와 잔소리 무시하고
이 십 일세기 오늘날 배터지도록 먹고 또 먹어 돈 벌고 있는
저들과 그 먹방에 침 흘리고 있는
난, 한번 쯤 낙동강 굽이굽이 젖어 들던 그 해 가을 민중의 함성과
분노, 배고픈 아이 울음소리, 뜨거운 숨결 기억하고 감사해야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