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의자 하나 끌고 가려다
의자에 끌려 다닌다
어린 엉덩이 조차 제대로 걸칠 수 없는
작은 의자
평생 마음 편히 앉아보지 못한 채
끌려가는
나의 한 생애
인생 2
먹는다,밥을
밥이 자존심 꼿꼿 세운 나를 먹는다
밥알은 내 아버지를 먹고
또 그를 먹는다
먹히다, 먹히다 지쳐 뼈만 앙상한
그를 밀치고 이제 내 아들이 먹힌다
밥술을 놓아야만 비로소
한 마리 나비되어 날아오를 수 있는가
허기가 눈물 밥 부르다가 기어이 피를 부른다
밥, 너는
죽음과 삶을 가르는 비열한 인생 길목에서
뒤 한번 돌아보지 않고
갑, 질이다
밥은
나의 생목숨 줄인데
왜, 지독히 인정머리 없는 갑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