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276    업데이트: 24-05-03 14:25

신작소개

23, 시와시학 여름호 뒷모습,가설무대 15 시간풀무질 가설무대 17 [정 숙]
관리자 | 조회 219
뒷모습
       ㅡ가설무대 15
 
천사의 날개 속 깃털 같은
저 하얀  결정체
손길 닿기도 전에 사르르 녹아내린다
사람들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그를
구원의, 천사의 손길 닿는 듯 서로의
가슴에 꽃으로 피어난다고
날개가 돋아난다며
끝없이 함께 날아오르기도 한다
그것도 한 순간인 걸 알면서
희다는 것은
온 몸 숨구멍마다
검은 눈빛이 숨어있다는 걸 잘 알면서
저 하얀 웃음이 금방 폭설이 되어
삶과 죽음의 갈림길이 되기도 하는데
깊은 산 속 소나무 몇 그루
설해목이 되어 울고 있는 줄 모르고
눈먼 사랑은 흰 눈빛에 환호하고 있다 
강아지들처럼 꼬리로 캉, 캉 짖으며
 

시간풀무질
-가설무대 17
 
서산이 붉게 물들도록
바람을 불어 넣느라 어질어질했었는데
 
분명, 언제부턴가 구멍이 나 있었던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불어야만 했나?
 
어머니의 생이 무대 위에서
춤출 기한에 쫒기고 있다는 걸 아는
 
그녀의 타이어가 참으로 매몰차게
슬쩍슬쩍 목숨바람을 빼버리고 있는데
 
시간은 제 탱탱한 바람바퀴에
한 순간도 풀무질을 멈추지 않는다
 
커튼콜의 기회도 한번 주지 않을 기세로
마지막 잎 새를 흔들어대고 있다
 
 
 
 1993년 계간지<시와시학>으로 신인상 수상.
2010, 1월 만해 ‘님’ 시인 작품상 수상 시집<바람다비제>
2015년 12월 23일 대구 시인 협회상 수상
시집<신처용가>제 8시집<연인, 있어요><한국대표서정시100인선>
지금 용학도서관에서 현대시 이론과, 현대시 창작 강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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