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273    업데이트: 24-01-12 12:43

신작소개

이월바람 -정 숙[사람의 문학 22, 여름호]
관리자 | 조회 287
이월바람
 
얼마나 매운 떡볶이를 먹었기에
저리 혀를 내두르며 울부짖고 있나
온몸 불 붙은 타란튤라 춤추고 있다
가을날 가슴 부풀리며 범어네거리
환히 밝히던 은행나무 둥치에서
여린 가지들이 곧 떨어져나갈 듯 
웅장하고 급하게 두드리는 소리
운명 교향곡도 아니고
왕벌떼들의 비행소리도 아니다
잠시 바람결을 피하려다 올려다보니
나무둥치 높이에 ‘피아노 삽니다’ 팻말
피아노가 산다고?
그럼 이게 피아노 소리인가
도대체 누가 연주하고 있는 가
영등할미가 비와 함께 오는 딸이 아니라 
억척스런 며느리 데리고 내려와서
올해 농사가 풍년이라고 신이 나
건반을 부수어대는 것인가
010 8523 3333 전번도 있는 걸보면
철없이 봄밤이라예 ! 나불대는
처용아내, 내가 먼저 전화하라는 뜻인가
 
사람의 문학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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