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9    업데이트: 23-05-02 19:39

연인있어요

밀서密書와 검은 비닐 봉다리 [정 숙]
관리자 | 조회 176
밀서密書와 검은 비닐 봉다리
 
1. 어느 거대한 산이 비밀글을 보냈다
 
정수기, 그 여자 시인
 
이슬 같은 여자, 푼수 같은 여자
애교 많은 여자, 가슴 큰 여자, 못 말리는 여자,
솔직하면서 인색하지 않은 여자
눈물 같은 여자, 그러나 누구도 가질 수 없는 여자,
그래서 불행한 여자, 그러나 늘 행복해 하는 여자
쪼다 같은 여자 그래서 귀여운 여자
지상에서 가장 죄 없는 여자 일까[?]
 
내 눈치가 캄캄 비닐봉지 속에 들어있어서, 건드리면 악! 소란스레 터질 것 같아서, 만나보면 별 소득에 눈곱만 낀다는 뜻일까?
 
2. 샛바람소리의 벽이 얼마나 높았으면 어느 시인이
‘잔머리 묶어 놓지 말고
소주 몇 병 넣어 살짜기 밤에 찾아가라잉?’
‘그렇게 상간녀上姦女가 되어야 잔칫상 받지!’
그러고 보니 그 여자 시인 눈치코치 밥상도 받고 어느 행사장에서 꺼이꺼이 울기도 하더니, 이름이 잘 자라고 있는 남자 시인의 방 검은 봉다리 속 소주병에 드러눕는 것을 개 같이 질질 끌고 나오기도 했는데
 
3. 쪼다 같은 여자, 난 형체 없는 밀서 한 장 달랑 들고 시든 모란송이처럼 부시리 웃고만 있으니 화려한 한 상은 늘 물 건너가고 있고
 
 
덧글 0 개
덧글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