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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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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9 업데이트: 23-05-02 19:39
연인있어요
폭설 [정 숙]
관리자 | 조회 168
폭설
하늘이 사라졌다
당장 길이 보이지 않는다
숨이 턱, 목구멍에 걸린다
달달한 그리움과 며칠 갇히고 싶다던 시는
참담한 사치
참사랑은 십자가에서 예수의 수치스런 부분
가리느라 바들바들 떨고 있는
남루, 성의聖衣라고
활짝 연꽃이 대낮에 관능경을 펼치는 환희불이다
갓 피어난 연이 누군가의 우렁각시 되고 싶어 한다
나불거린 여러 필설들 머리 조아린다
섬망譫妄에 갇힌 환자의 헛소리와 절규
저 핏빛 하늘, 뇌를 열어놓은 채
설벽에 갇힌 중환자의 보호자들
말문의 샛길 찾지 못해
경계선 바깥에서 꽁, 꽁 얼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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