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9    업데이트: 23-05-02 19:39

연인있어요

봄밤, 설익다 [정 숙]
관리자 | 조회 226
 
봄밤, 설익다
 
 
내가 그림을 그리는 것은
곡선을 그리기 위함이다
 
내 노래에, 삶에
전나무 곧은 둥치만 그려져 있는 것 같아
몸속 나무들 마구 흔들어 깨우기도 한다
 
한 잔 얼그리 취해 그려야
처용무 치맛자락이 파도치며 흘러내린다는데
 
직선에서 벗어나 발 헛디딜까
낙타의 등에서 미끄러질까
듬뿍 취해보지 못하는
 
내 봄밤, 아직도 풋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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