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참을 수 없이 무거운

-강문숙

 나비의 날갯짓을 가벼움의 상징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보편적이다. 하지만 나비의 고요한 순응이 진심이 아닐지도 그 날갯짓의 무게는 참을 수 없이 무거운 것일지도 모른다.

 얘야, 나비 곁에서 눈 비비지 마라 네 눈이 멀어 버릴지도 몰라 허공에 찍힌 필사적인 날개의 지문을 보았는지 엄마는 꽃밭 근처에도 못 가게 했다.

 날개가 공기의 저항을 극복하는 데 필요한 체온은 30도, 있는 힘 다해 허공의 계단을 짚으며 날아가던 나비의 근육이 터지기 직전 날개는 찢어질 듯 얇아지며 천천히 집혔다 펼쳐지는 동어반복으로 겨우 허공을 간섭하다가 끝내 꽃에게로 투신한다 그 순간의 고요함이란 가까스로 태풍의 눈속에 들어가 먼바다를 건너는 나비의 꿈이 시작되었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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