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29    업데이트: 22-09-07 10:51

병풍화

67 x32 cm
관리자 | 조회 273


西風玉露深林下
任是無人也自香
 
가을 바람 이슬 내리는 깊은 숲속에
그저 사람이 없어도 절로 향기롭네.
 
我愛幽蘭異衆芳
不將顏色媚春陽
 
나는 난초가 뭇 방초와 다름을 사랑하노니,
봄볕에 안색을 자랑하지 않아서라네.
 
晴湖秋水浣輕毫
寫出風流格調高
同此美人遲暮感
贈君一卷比離騷
 
맑게 갠 호수 가을 물에 가벼운 붓 씻어서,
풍류를 그려내니 격조가 높도다.
이 미인과 해 저물녘 느낌을 함께 하니
그대에게 이소 한 권을 드리노라.
 
一種情根堪可佩
碧雲千里寄相思
 
한 포기 난초 간직할 만하니
천리 밖 구름너머로 그리움을 부치네. 3)
 
3) 이 시는 기생 가패에게 써준 시이다.
蘭花蘭葉正參差,日暮芳洲欲待誰. 一種情根堪可佩, 碧雲千里寄相思, 난초꽃 난초잎 참으로 들쑥날쑥한데, 해 저문 물가에서 누구를 기다리려는가. 한 포기 난초 간직할 만하니, 천리 밖 구름너머로 그리움을 부치네.

 
每日臨池興未闌
隔簾風峭怯衣單
晚來秋盡山莊石
惟有寒花待我看
 
매일 못가를 찾았어도 흥이 일어나지 않더니
주렴 너머 세찬 바람에 얇은 옷 염려되었네.2)
늦가을 다한 산장의 바위에서
오직 가을꽃이 내가 봐주기를 기다리네. 
2) 석재 서병오 제시에 “每日臨池興未蘭 隔簾風峭怯衣單”으로 되어 있음.
 
曾爲水仙佩
相識楚辭中
云何起微馥
鼻觀已先通
 
일찍이 굴원이 허리에 찼으니
초사를 보면 알 수 있네.
어디에서 은은한 향기 일어나는가?
코가 먼저 알아보네.
 
蕙本蘭之族
依然臭味同
 
혜초는 본래 난초 종류로서
향기는 완연히 같다.
 
寫蘭三十年 未見可意者 近於申江有友來
語及畫法 始得聞大要也
 
난 치기를 삼십 년에 마음에 드는 작품을 보지 못하였다.
근래 상해에서 벗이 찾아와서 이야기가 화법에 미쳤는데 비로소 대요를
들을 수 있었다.
 
如今究竟無知己
打破烏盆更入山
 
만약 지금 알아주는 이가 없다면
검은 난분을 깨어버리고 다시 산에 들어가리라.
 
處在深山窮谷
不以無人而不芳
 
심산궁곡에 살지만,
사람이 없다고 하여 향기를 품지 않는 것은 아니다.1)
 
1) 芝蘭生於深林 不以無人而不芳 君子修道立德 不爲困窮而改節【孔子家語】〈在厄〉中 지초와 난초는 깊은 숲속에서 자라 왕래하는 사람이 없다고 하여 향기를 감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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