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29    업데이트: 22-09-07 10:51

병풍화

129 x 31 cm
관리자 | 조회 305



1
煙翠三秋色
波濤万古痕
削成青玉片
截斷白雲根
風氣通巖穴
苔紋護洞門
三峰俱體小
應是華山孫
 
푸른 빛은 가을 빛깔이요
파도는 만고 세월의 흔적이네.
푸른 옥 조각을 깎아놓은 듯하고
흰 구름 뿌리를 잘라놓은 듯하네.
바람은 바위 구멍에 통하고
이끼는 골짜기 입구에 끼어 있구나.
세 봉우리 모두 크기는 작아도
응당 화산의 후손이로다.1)
 
1) 출전: 태호석(太湖石) - 백거이(白居易)
 
2
一樹梅花雪滿枝
風塵湖海夢差池
玉堂坐對春宵月
鴻雁聲中有所思
 
한 그루 매화 가지마다 눈이 쌓였는데,
티끌 같은 속세는 꿈마저 어지럽네.
옥당에 홀로 앉아 봄밤의 달을 마주하니
기러기 울음 따라 내 마음도 날아가네. 2)
 
2) 출전:退溪 李滉 梅花詩
 
3
走架龍鬚弱不支
炎天待月立多時
自隨博望仙槎後
詔許甘泉別殿栽
 
난간에 포도덩쿨은 약하여 지탱하지 못할 듯한데
무더운 날에 달을 기다려 섰을 때가 많았네.
박망후(博望侯) 장건(張騫)이 옮겨온 후에
감천궁에 심도록 허락한 것이라네.
 
4
我愛幽蘭異眾芳
不將顏色媚春陽
西風玉露深林下
任是無人也自香
 
나는 난초가 다른 꽃보다 다름을 사랑하노니
봄볕에 안색을 자랑하지 않아서라네.
가을바람 이슬 내린 깊은 숲속에
그저 사람이 없어도 절로 향기롭네.
 
5
吹開太華峯頭雨
散作西湖水面香
淸露瀉珠沾翡翠
紅衣墬粉妬鴛鴦
 
태화봉 꼭대기에 바람 불어 비가 내리니
서호 수면에 연꽃 향기를 흩뿌리네.
맑은 이슬 흘러내려 푸른 연잎을 적시고
붉은 연꽃 꽃가루는 원앙을 질투케 하네.
 
6
似共東風別有因
絳羅初卷不勝春
若敎解語應傾國
任是無情也動人
 
아마도 봄바람과 특별한 인연이 있어
붉은 비단 같은 목단 피려고 봄기운 가누지 못하네.
여인이었다면 응당 경국지색이었으리니
그저 무정한 듯해도 사람을 감동시키네. 3)
 
3) 출전: 牡丹花, 나은(羅隱, 833 ~ 906)
 
7
秋氣微凉夜正長
毋山丹桂自生香
如今相送歸何日
期在花飛卽返鄕
 
가을 기운 서늘하고 밤은 마침 길어지니
무산의 붉은 계수나무 저절로 향기 나네.
지금 이별한다면 어느 날에 돌아오시나?
꽃잎 날리면 고향으로 돌아오길 기약하네.
8
仙仙豪擧碧嵯峨
泛欲光風皺欲波
頭百年來眠漸少
不愁窓外雨聲多
 
나는 듯이 호방한 모습, 푸른 잎새는 높고 높으며
떠가는 듯한 풍광, 주름진 잎새는 물결 같구나.
머리 희어지니 요즘에는 잠도 점점 줄어드니
창밖 빗소리 많아도 시름겹지 않네.
 
9
蜂欲采香疑是蠟
莖難承露媿爲盤
虛心擔出金千孔
衆瓣排成玉一團
 
꿀벌이 향기에 모이니 꿀이 있는 듯하고
줄기는 이슬을 받는 쟁반 되기에 부끄럽네.
중심을 비워서 천 개의 금빛 구멍을 내었고
많은 꽃받침은 한 덩이 옥을 이루었네.
 
10
綠竹半含籜
新梢纏出牆
色侵書幌晚
陰過酒樽凉
雨洗涓涓淨
風吹細細香
但今無剪伐
會見拂雲長
 
푸른 대나무 반쯤 껍질에 싸였는데
새로 돋은 죽순이 겨우 담장 넘었네.
대나무 빛깔은 저물녘 책장에 스미고
대나무 그늘은 술동이를 차게 하네.
비에 씻긴 대나무 예쁘고 깨끗하니
바람 부니 은은하게 향기 풍기네.
다만 베어버리지 않는다면
구름까지 자랄 날을 볼 수 있으리. 4)
 
4) 출전:嚴鄭公宅同詠竹, 두보(杜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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