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29    업데이트: 22-09-07 10:51

병풍화

한국국학진흥원200610폭 병풍 지본묵화180.0x43.4cmx10_01
관리자 | 조회 276

 
霜禽欲下先偷眼/粉蝶如知合斷魂 겨울새가 내려앉으려 먼저 몰래 살피니 / 나비는 아는 듯이 이에 혼이 끊어지네.
幸有微吟可相狎/不須檀板共舍樽 다행히 가까이할 만한 시가 있으니 / 풍악과 술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네.
苔痕幽處欲煙起/水脉上時成雨沾 이끼 흔적 깊은 곳에 안개는 피어나고 / 수맥이 오르니 비가 많이 내릴 때라.
也爲清官仙案牘/長教爽氣透疎簾 청렴한 관리가 글 읽는 책상에 / 상쾌한 기운이 성긴 발을 통해 드네.
枝生大地山河影/根老層宵雨露春 가지는 산하대지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 뿌리는 숱한 나날 비랑 이슬에 늙었구나.
最愛秋天明月夜/淡香吹送讀書人 가을하늘 밝은 달밤, 가장 좋을시고 / 담담한 향기가 글 읽는 이에게 불어오네.
政坐國香到朝市/不容霜節老雲霞 제일가는 향기로 조정과 저자에 나섰으나 / 서릿발 같은 절개는 구름과 노을 속에 늙었네.
江籬蕙圃非吾耦/付與騷人定等差 강가의 혜초같은 풀은 나의 짝이 아니니, / 시인으로 하여금 차등을 정하게 했네.
年少會爲洛陽客/眼明重見魏家紅 일찍이 젊을 때 낙양의 객이 되고 / 위씨의 집에서 다시 만났네.
西望無由陪勝賞/但吟佳句想芳叢 서쪽을 바라봐도 함께 감상할 길 없어 / 다만 좋은 시를 읊어 향기를 그리네.
情逐舞鸞偏易感/事隨夢鹿渺難窮 춤추는 난새를 쫓는 정은 매우 쉽게 감동되나 / 꿈꾸는 사슴을 따르는 일은 아득해서 끝이 없네.
太湖石畔新凉院/何處吹簫月滿空 태호의 바위가는 서늘한 초가을 / 어느 곳에서 퉁소 부는가, 달은 하늘에 가득한데.
的的柴房含雨潤/疎疎翠幄向風開 선명한 자주빛 꽃은 비를 머금어 윤택하고 / 성긴 비취빛 잎새는 바람을 향해 열려있네.
詞臣消渴沾新釀/不羨金莖露一盃 사신은 갈증 나서 새로 빚은 술을 마시니 / 승로반에 받친 감로주도 부럽지 않네.
晚節清高賢宰相/秋容寒瘦古詩人 절의는 어진 재상처럼 청고하고, / 가을 모습은 옛 시인처럼 차고 야위었네.
繁華全讓閒桃李/獨傲西風不占春 번화한 도리꽃은 꽃인양 마라 / 홀로 서풍에 오만 부리며 봄을 기다리지
解傳銀浦牽牛信/佇望丹山儀鳳巢 은포에서 견우의 소식을 전하고 / 단산에서 새의 둥지를 우두커니 바라보네.
纔可揮毫題絕句/戲將酌酒勸新交 겨우 붓을 휘둘러 절구를 짓고서 / 수작을 부리며 새로이 교제를 트네.
却愛微風動蕭瑟/翻疑薄暮倚娉婷 미풍에 날리는 소리가 좋아서 / 옅은 저녁에 아름다운 여인에게 기댄 듯.
憑君從有鶩溪絹/莫與空山結定形 그대에게 아계의 비단이 있을지라도 / 쓸쓸한 산과는 일정한 형체를 맺지 말라.

덧글 0 개
덧글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