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6    업데이트: 22-05-10 14:34

보도자료

수채를 통한 대상세계(對象世界)에의 접근 - 제1회 개인전 - 장 미진(미학. 미술사학자)
아트코리아 | 조회 1,341


김상용은 다년간 수채화 작업에 몰입해 왔다. 유화와 아크릴릭, 설치작업이 주류를 이루는 현 화단구조에서 수채화 작업에만 정진한다는 것은 작가로서 운신의 폭이 좁을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없지 않지만 전체 화단의 입장에서 볼 때는 다양한 면모를 유지한다는 의미에서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김상용이 수채화 작업에 솓는 열정은 그의 경력을 살펴볼 때 한눈에 알 수 있는데, “한국수채화 協會展” 을 비롯하여 “亞細亞 國際 水彩畵展”등 거의 대부분이 수채화와 관련된 전시회들로 채워져 있다. 비록 대구라고 하는, 일찍부터 具象美術의 전통이 강하고 미술이 상당히 활성화되어 있지만, 그만큼 지역적 한계를 가지고 있는 도시에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지만 김상용은 수채화 기법의 실험을 게을리 하지 않으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목탄과 수채를 적당히 혼용하여 작업을 하는 김상용의 수채화 작품들은 일시 어두워 보이지만 그 특유의 雰圍氣를 發散하고 있다. 정확한 데생에 의해 드러나는 형체들은 콘트라스트가 강한 화면 속에서 하나의 울림을 생성해 낸다. 그 울림은 특히 인물화의 경우에 보다 강하게 드러나는데, 능숙한 운필에 의한 목탄 데생의 맛과 淡彩로 加筆된 수채 특유의 분위기에 起因하지 않나 여겨진다. 그의 작품은 전반적으로 인물화와 풍경화가 고른 균형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가 보다 무게를 두는 쪽은 아무래도 인물화가 아닌가 한다. 그 이유는 그의 인물화로부터 우리는 작가의 품격이랄까 정신적 상황 같은 것이 이입되어 있음을 간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상용의 인물화는 작가의 감정이 이입되어 있다는 단순한 이유에서만이 아니라 역동적인 포즈를 통해 내밀한 감정이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다는 이유에서 음미되어 져야할 작품들이다.
반면에 부두 풍경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그의 풍경화들은 정신적인 내밀함 보다는 대상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경쾌함과 대기의 신선함을 담고 있다. 특히, 근작을 통해 나타나고 있는 이러한 특징들은 舊作에서 나타났던 엄숙함과 진지함의 틀을 깨고 수채화가 지닌 본연의 맛과 분위기를 십분 살리려고 하는 그의 관점에서 비롯된다. 그의 인물화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목탄과 수채를 병행하는데서 빚어지는 이 엄숙하고 침전된 분위기가 그간 김상용 수채화 세계의 저변을 형성해 왔는데, 근자에 들어서면서 그 틀을 스스로 깨고 밝고 경쾌한 세계의 構築을 시도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것은 물론 한편에서 그가 시도하고 있는 傾向을 일컫는 것이다. 그의 수채화 작품들 대다수는 아직도 그가 지속하고 있는 수채와 먹의 혼용에 의한 실험에 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풍경화와 인물화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김상용의 근작들은 筆에 관한한 완숙함을 보여주다. 渲染과 渴筆의 적절한 배열과 안정감 있는 구도(풍경화), 역동적인 포즈(인물화)등은 김상용 수채화의 특징이지만, 强弱과 더불어 날카로움과 鈍重함을 겸비하고 있는 運筆의 맛은 그의 수채화가 지닌 또 다른 장점임에 분명하다.
김상용이 근자에 實驗하고 있는 “意識空間속의 象徵”連作은 인물(주로 누드의 여인상)의 단편들을 조합하여 그린 작품들이다. 하반신이나 상반신의 부분을 과감한 생략과 강조를 통해 경쾌한 운필로 그려낸 이 작품들은 하나의 전체 속에 유기적인 統一을 기했던 그의 기존의 작품들과는 달리 부분과 전체가 통일을 이루면서도 각 부분은 독립성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새롭게 시도되는 부분이라 하겠다.
덧글 0 개
덧글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