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6    업데이트: 24-03-12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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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경산 김시현 '시역과의(是亦過矣)' 展
관리자 | 조회 619


2021 경산 김시현 '시역과의(是亦過矣)' 展 

是亦過矣, 이 또한 지나가리라

대구 수성아트피아 호반갤러리에서 서예가 경산 김시현의 초대전이 열립니다.

다가오는 3월 23일에서 4월 4일까지 작품 35점에 전시되는 이번 전시는 '是亦過矣(시역과의,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주제로 개최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일시: 2021. 3. 23 - 4. 4

장소: 대구 수성아트피아 호반갤러리

 

 

초대전에 부쳐

작년 초에 시작하여 현재까지도 세계는 코로나19와의 힘겨운 싸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일상의 모든 일이 마스크 안에서 이루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는 14세기중엽 유럽에 창궐했던 페스트를 연상케 합니다. 조반니 보카치오는 흑사병을 피해 간 이탈리아의 피렌체 교외에서 ‘데카메론’을 썼다고 합니다. 저 역시 이번 작품 대부분을 코로나와중에 서실에 칩거하며 작업한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연말에 위암수술을 받아 三癌處士가 되었지만 대장암, 혈액암이 지나갔고, 사스와 메르스가 그랬듯이 ‘이 또한 지나가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 전시의 주제는 ‘시역과의(是亦過矣)’로 했으며, 컨셉은 전통서예의 확장에 있습니다. 동양철학의 정수(精髓)가 한문을 통해서 서예로 전해져온 것이 이천년이 넘지만 요즘 젊은 세대는 한자를 배우지 않아서 그런지 한문서예를 어려워하고 기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알고보면 서예는 그림에서 시작한 것입니다. 서화동원(書畫同源)이란 말처럼 한자는 그림과 부호를 거치면서 글자로 발전하였기 때문에 문자의 뜻에 상응하는 상징과 기호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여 저는 전통서예에 회화성을 추가하여 나름대로 의미를 확장해 보고자 하였습니다.

書如其人이라, 서예란 그 사람의 배움과 같고, 그 사람의 재주와 같고, 그 사람의 의지와 같아서 결국 ‘서예는 그 사람과 같다’고 했는데 이번 작품의 내용과 글씨가 현재의 내 생각이자 한계(限界)이며, 박학비재(薄學菲才)한 제가 넘기에는 그 경지가 아득하여 오늘도 앉아서 용을 씁니다.

끝으로 투병 중이신 스승님의 쾌유를 기원하며, 아울러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초대전을 열어준 수성아트피아 정성희 관장님과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 경산 김시현

 

 

초대전을 개최하며

글씨를 통해서 의미를 전달하는 서예(書藝-한국)를 서법(書法-중국)과 서도(書道-일본)라고 하는 것은 글씨를 쓰는데도 예(藝)와 法(법), 도(道)를 다한다는 뜻일 것이다. 서예가의 인품이 그가 쓴 글씨에 고스란히 묻어나기 때문이다. (서여기인書如其人)

의성김씨 집안에서 나고 자란 김시현 작가는 겸손이 체화된 작가로 정평이 나 있다. 60세가 넘도록 서예의 가치와 매력에 푹 빠져서 롱런 하는 것은 선비집안에서 자라온 환경의 몫도 크다. 오는 3월 23일부터 4월 4일까지 수성아트피아 호반갤러리에서 초대전을 여는 김시현 작가는 국전과 대구·경북서예대전 등에서 수 십 차례의 심사위원과 운영위원을 역임한 바 있다. 2014년 김시현 천자문전(대구문화예술회관)을 비롯한 개인전 4회와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고, 한시100수 서예집 1권 출간 (이화문화출판사) 외에도 서예이론서 ‘서법논초’와 서예집 2권을 출간한 것은 작가의 꾸준한 연구와 작품 활동을 방증한다. ‘서예야말로 행복이자 고통’이라고 하는 김시현 작가에게 서예는 정신수양의 방편이나 다름없다.

20대 초에 서예에 입문하여 본격적으로 서예공부에 매진하기 시작한 것은 30대에 지산(池山) 권시환 선생님을 사사하면서 부터다. 40년째 붓을 잡고 있는 작가는 “박학비재(薄學非才)한 자가 넘기에는 그 경지가 아득하여 힘들지만 배움과 수련과 수양의 못 미침을 아쉬워하면서 또 한걸음 전진하고자 오늘도 앉아서 용을 쓴다.”고 한다.

김시현 작가는 지금까지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자세로 ‘전통서예의 확장’을 추구해왔다. 잘 알다시피 한자는 그림에서 갑골문, 금문을 거치면서 글자로 발전한 것이다. 때문에 글자는 문자가 지닌 뜻에 상응하는 상징과 부호를 겸비한 경우가 많다. 하여 서예를 하려면 문자 자체와 문자의 발전 과정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전통서예와 귀수갑골문에 회화성을 추가하여 의미를 확장해 나가는 김시현 작가는 이 두 가지에 대한 이해가 탄탄한 서예가다.

이번 수성아트피아 초대전의 주제는 ‘시역과의(是亦過矣)’이다. 현재가 아무리 힘들어도 모두 지나간다는 뜻이다. 이 주제는 작가에게 닥친 몇 차례의 시련과 무관하지 않다. 최근 그는 다시 위암 판정을 받았다. 이미 대장암과 혈액암을 거친 작가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시역과의(是亦過矣)’에는 그의 신념과 심정이 고스란히 투영됐다. 육신의 고통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온 몸으로 이겨낸 작가는 스스로에게 三癌處士(삼암처사)라는 별명을 붙일 정도로 세 번째 암 판정에는 초연한 미소로 일관한다. 이번에 전시할 濫觴(남상), 無涯(무애), 坐花醉月(좌화취월)등의 글씨도 그의 심정을 반영하고 있다. 작가에게 이번 전시는 작가로서의 본분에 더욱 충실하고, 자아를 상실한 현대인에게는 정신적인 좌표를 제시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김시현 작가에게 이번 수성아트피아 초대전이 특별한 이유이다.

- 수성아트피아 전시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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