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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전시장 가득 채우는 낮, 밤 하늘 풍경…달서아트센터 김윤종 개인전 ‘하늘 보기’ 2022-07-18[매일신문]
아트코리아 | 조회 253
8월 11일까지 달서갤러리


김윤종, 하늘보기(22- 19), 112.1x162.2cm, oil on canvas, 2022.


"경북 영양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였고, 트인 곳은 하늘 뿐이었죠. 어릴적 하늘을 바라보며 다른 세상에 대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거나 꿈을 꾸곤 했습니다.

밤하늘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년기 엄마에게 업혀 집으로 오다 잠에서 깨 바라봤던,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이 기억납니다. 청소년기에도 밤하늘은 세상의 거짓과 슬픔을 숨기고 아름다움만을 보여줬어요. 그러한 기억들이 지금 표현의 바탕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10년 넘게 구름을 소재로 한 '하늘 보기' 작품을 선보여온 김윤종 작가. 맑은 하늘 위로 뭉게뭉게 피어나 자유롭게 흘러가는 그의 그림 속 구름은 답답한 현실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풍경이다.

낮의 하늘만을 그려온 그가 이번에 새로운 시도를 펼쳐보인다. 칠흙 같은 어둠 속에 잔잔한 별이 쏟아지는 밤 풍경을 캔버스에 옮겨담은 것. 작가는 "보이는 것만 그리다, 보이지 않는 것을 그리는 방법을 모색해보는 시도"라고 했다.



김윤종 작가가 달서아트센터에 전시된 자신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연정 기자


알록달록하고 신비한 느낌의 색상이 마치 별처럼 밤 하늘을 가득 채운다. 작품 가까이 다가가보면, 색을 얹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겹을 벗겨낸 느낌이다.

"낮에는 대상의 명암과 형태가 뚜렷하지만 밤은 이미지를 사실적으로 그려내기가 어렵죠. 선명한 낮의 시간을 포용한 듯한 별을 나타내고 싶었습니다. 그러한 느낌을 담아 다양한 색과 붓질로 추상적으로 표현한 그림 위에, 별로 품어내고 싶은 부분을 잘게 찢은 테이프로 일일이 덮었습니다. 그 위에 짙은 색을 칠한 뒤 떼어내는 기법으로 작업을 했습니다."

그는 테이핑한 것을 떼어낼 때, 상상했던 완성본이 그대로 드러날지에 대한 기대감에 설레는 한편 우연적인 결과로 인한 쾌감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늘 해오던 작업을 벗어난 새로운 시도였기에 즐거움이 더욱 컸다는 것.

그의 개인전 '하늘보기'가 열리고 있는 달서아트센터 달서갤러리에 들어서면 낮과 밤의 하늘 풍경이 좌우에 대조적으로 펼쳐진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가로 8m 크기의 작품 등 그의 대형 작업들을 만나볼 수 있다.

작가는 "현대인들이 자연을 접하거나 하늘을 바라볼 여유조차 갖기 어려운 데다, 코로나19로 그간 사방이 막혀있는 삶을 살아왔지 않나. 작품을 통해 힐링하고, 답답함을 해소하는 데 조금이라도 위안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정지연 달서아트센터 전시담당자는 "작가는 어릴적 마음껏 뛰어놀았던 동심의 세계를 한 폭의 파노라마와 같은 하늘을 통해 펼쳐낸다"며 "김윤종의 하늘은 우리에게 심상적 사유의 공간으로 다가오며, 자유로운 감성을 통해 이상적인 자연을 향한 우리 모두의 갈망을 나타낸다"고 했다.

전시는 8월 11일까지. 일요일과 공휴일은 휴관이다. 053-584-8720.


달서아트센터 달서갤러리에 전시된 가로 810cm 크기의 '하늘 보기' 작품. 이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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