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꽃 언덕
분홍 화안한 너의 그늘 어려 있는
물가에 앉아
눈부신 봄 한나절 혼자 앉아
나는 숨이 막힌다
언덕의 아랫도리가 천천히 물에 젖고
봄날의 푸른 이마도 따라 젖는다
덧없는 아름다움으로 꽃피어 다시 저무는
아, 숨가쁜 복사꽃 언덕
너느 한순간 보르르 몸 떨며
분홍의 절정에서 무너져 내린다
(후략)
이구락 시, 조융일 그림
'시와반시' 창간2주년 기념, <시화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