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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 초대석] 이 달의 인물 “딸들과 함께 동행展” 도예가 이 경 옥
아트코리아 | 조회 1,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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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의 인물 “딸들과 함께 동행展” 도예가 이 경 옥


“숙명적 깨달음의 화두로 꿈이 담긴 그릇을 빚다”


흙은 생명의 원천이고 목숨이 있는 것은 모두가 흙을 의지한다. 그리고 흙에 감성을 불어 넣으면 보석이 된다. 흙과 물과 불로 보석을 만드는 도예명인 이경옥 작가. 그녀가 해를 넘기는 막바지 지난 달 23일부터 29일까지 인사동 공예갤러리 나눔에서 진주를 접목한 유니크한 도자 벽걸이와 도자인물상을 화두처럼 붙들고 정진해온 고독한 도예의 길을 함께 해준 사랑하는 두 딸과 함께 아름다운 동행 展을 펼쳤다.


여성시대 하 태 곤 기자 (tkha715@ewomankorea.co.kr)



흙은 그녀에게 숙명이었다. 그리고 깨달음이었다. 그리고 손 위에 얻어진 그릇 하나는,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고독한 도예의 길을 함께 해준 친구이기도 했고, 삶을 지탱해준 버팀목이기도 했다. 유니크한 도자벽걸이 와 도자인물상을 화두처럼 붙들고 정진해온 도예가 이경옥 작가. 그녀에게 흙과 물과 불로 이루어 낸 완성된 작품 한 점은 희망이 되었고, 그리고 그 희망은 환희의 열정을 통해 마침내 그녀를 도예가의 명인으로 장인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공예갤러리 나눔에서 펼친 “두 딸과 함께 동행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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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이 도예와 인연을 맺은 것은 매우 감동적이었다. 흙의 습성부터 유약의 성질까지 열심히 도자기 배우기를 몇 년. 그는 도자기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었다고 한다.


“도자기하면 청자, 백자를 떠 올리며, 전통의 복원과 계승을 먼저 얘기합니다. 하지만 저는 단순히 그 시절의 것을 재현하거나 복원하는데 그치기보다는 전통에서부터 새로운 것을 창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옛 것에 사로잡혀, 자신만의 생각에 갇혀서는 발전할 수 없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다.

그래서일까! 타고난 손길로 흙을 주무르는 손길이 예사롭지 않았을 터, 그녀의 생태적 본능은 삽시간에 흙을 보석으로 만들어 버리며, 신의 선율이 느껴지는 최고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흙과 불과 유약으로 영혼을 불태우는 장인의 정신이 깃들어 있다.


그녀의 소박한 형태의 인간미가 가미된 작품이 그 대표적인 예다. 선생의 작품은 고요한 자연이 숨 쉬고 불의 혼이 노래를 부르는 장인의 정신을 일깨우게 한다. 그리고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흙의 따뜻함을 전할 수 있는 실용적 작품으로 전통과 현대의 조화가 적절하게 묘사된 명품도자기를 선보이고 있다. 그리고 조형물의 성향이 매우 실용적이고 격조가 높은 것으로도 정평이 나있다. 흙을 통해 인간의 내면의 세계를 표현하고 있고, 작품의 대부분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모드리안의 그림처럼 추상적인 시각의 연출까지도 보여준다.


흔히 제대로 된 도자기는 도예가의 혼과 불의 혼이 일치하여 유약과 태토, 문양에 혼이 담겨져 있어야만 생명력을 인정받는다고 한다. 그래서인 듯, 그녀의 천부적인 도예감각은 고난도의 다양한 표현을 연출하고 있고, 명품도자기 특유의 섬세함과 아기자기함이 성형. 유약. 그림. 채색에 이르기까지 정갈하여 세련미가 넘쳐난다.


또한 다양한 표현기법이 전통과 현대의 연결고리를 적절하게 표현했으며 수작업을 중심으로 유약과 기법에서 한국의 도자문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그녀의 작품 대부분은 한국적인 감성이 풍부하게 묻어나와 보는 이로 하여금 무한공감대와 잔잔한 감동을 느끼게 한다.


한편 그녀는 비록 만학도로 도자공예에 입문했지만, 도자기와 인연이 되고 나서부터 삶의 희망찬 새로운 세계를 보았다고 했다. 특히 그녀의 두 딸에 대한 애정은 그녀의 작품에까지 고스란히 내재되어 있을 정도로 딸을 모델로한 인물상엔 강한 모성애가 담겨져 있다.


그래서일까! 그녀의 두 딸도 예술가적 기질과 품격이 선생의 유전자를 그대로 이어받은 듯, 그 순수함이 사뭇 세 모녀의 아름다운 동행을 연상케 한다. 현대의 조화를 꾀하는 작가적 성향이 그랬고, 한국적인 것을 바탕으로 회화적인 요소를 가미한 것이 그랬다.


선생에게 도자기는 삶을 지탱해주는 유일한 위안이자 세상과 소통하는 통로이기도 했다. 특히 선생의 작품에 대해 혹자는 도자기로 만든 브로치와 오브제에 누군가 시도해 본 적이 없는 진주(眞珠)를 매치한 사람, 금박이 들어간 유니크한 도자기 작품을 벽에 걸게 함으로써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한 사람, 그래서 흙을 빚을 때 가장 빛나는 사람. 작가 이경옥이 바로 그런 사람이라고 했다.




도자기에 생명을 불어 넣다

“늦게 시작했지만 열정은 컸던 것 같습니다. 학교 작업실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배우고 연습했고, 과로로 2번이나 쓰러지기 까지 하며, 생명과도 같은 흙이 나에게 삶의 희망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힘의 원천에는 사랑하는 두 딸이 있었고, 특히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아 잘 돌보지도 못했는데 이렇게 착하고 반듯하게 자라준 딸들이 너무 감사합니다. 딸이지만 언제나 버팀목 같은 역할을 해주었지요.”


뒤늦게 도자공예에 입문한 그녀는 흙의 촉감과 흙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예술세계에 푹 빠져 고통을 이겨나갔고, 이 같은 도예작업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지지해준 이들은 바로 두 딸과 부군이었다. 특히 선생이 공부할 때 10년간이나 한시같이 밥을 손수 해주신 부군에게도 이번 기회를 통해 외조의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한편, 선생의 두 딸은 현재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큰딸 소정은 변리사로 활동 중이고, 작은딸 민지는 고등학교 교사로 있다. 서울에 있어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늘 엄마를 챙기는 딸들의 따뜻한 마음을 선생은 항상 느끼고 있다고 했다.


긴 겨울이 지나고 따사로운 봄이 찾아오듯, 올해 회갑을 맞은 선생은 딸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기 위한 특별한 전시회를 마련했는데, 이번 전시회가 바로 그 의미를 담고 있다고 했다.


특히 지난 23일부터 29일까지 인사동 공예갤러리 나눔에서 있었던 이번 전시회는 대구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그녀가 서울에서 작품을 대거 선보이는 자리라는 데서도 의미가 있다. 그리고 두 딸은 바쁜 직장생활 속에서도 취미로 도자공예와 그림을 배워 이번 전시회에 어머니의 도예작품과 함께 자신의 작품들을 소개했다.


“비록 전문가는 아니지만 틈틈이 배우고 익힌 두 딸들의 열정이 깃든 작품을 자신의 작품과 함께 전시를 할 수 있었다는 것에 그 어떤 전시회보다 뜻깊고 행복한 의미가 있다”며 선생은 이번 전시에서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진주가 박힌 도자브로치와 진주를 가미한 도자오브제를 비롯해 토르소 등을 다채롭게 보여주었고, 꽃·나비 등 따사로움을 느끼게 하는 두 딸들의 회화작품들이 한데 어우러져 전시공간을 화려하게 수놓기도 했다.


사실 애초부터 그녀는 도자기와 하나였던 것처럼 보인다. 선생의 작품은 역동적이며 생명력이 있고, 그녀만의 특유한 유약처리가 비법인 듯, 도자기는 보통 2번 굽지만 선생은 아름다운 색을 내기위해 3번에서 4번 까지 구웠다는 선생의 작품에는 삶의 정한을 넘은 정서와 혼이 담겨져 사람의 마음을 매혹 시켜 작품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 같다. 어머니의 예술혼을 닮은 두 딸들의 작품도 아직 시작단계라 조금은 미숙하지만 앞으로의 무한한 가능성을 기대해본다.


특히 하얀 도자기 위에 안료를 오일에 섞어 그림을 그린 후, 800도 정도에 소성하여 또 색을 올리기를 몇 번하고 굽기를 몇 번 더해야 완성이 되는 이른바 포슬린아트를 선보인 큰 딸 소정의 작품은 마치 유럽의 황실이나 귀족들이 사용해온 명품도자기의 진수를 보는 듯,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 뭉클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큰 딸 소정... 유럽의 황실 도자기 연상 포슬린아트 우수..

작은 딸 민지... 유화의 물성을 살린 회화적 표현 돋보여..


작은 딸 민지의 작품도 그 우수성이 남다르다. 표층적 재현과 유화의 물성을 살린 그 회화적 표현이, 마치 그림 속에 동서양이 함께 있어 긴장감이 도는 듯, 붓 끝으로 전해주는 힘의 작용, 즉 긴장과 이완의 공존이 작품 속에서 한 몸으로 느껴지는 듯 했다. 특히 민지의 작품은 유화의 두께감과 깊이를 보여주는 작가적 우월함이 내재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편, 선생은 지난 해 11월, 대한민국문화예술인들의 자긍심 고취를 위한 문화예술인 명인인증 수여식에서, 짙고 맑은 청아한 쪽빛과 고급스러운 금빛물결의 도자와 통영해수진주를 접목한 새로운 감각의 작품들에 대한 우수성을 인정받아 도자공예부문의 명인으로 선정되는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지금 한류가 세계로 뻗어가듯이 우리 도자문화도 하루 빨리 해외로 나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계인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우리만의 디자인을 만들어야 합니다."


한국 도자기가 세계인을 감동시키려면 우리의 기법과 디자인, 우리의 산천, 우리의 정서, 우리의 문화를 담아야 한다고 그녀는 강조했다. 따라서 그녀의 꿈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것은 한국의 도예문화가 세계의 한복판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남은 열정을 모두 쏟아 붇겠다는 각오다.


무릇 사람은 누구에게나 캐릭터가 있다고 한다. 상대방을 처음 만났을 때 느껴지는 고유한 감정은 애써 감춘다 해서 감춰지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첫 대면에서 첫 인상은 모든 일의 예시이자 근원이라고 했는데, 바로 선생이 그랬다.


강인하지만 실상은 연약한 여인의 몸으로 선생은 두 딸을 자랑스럽게 키웠다. 그리고 자신도 지난 10여년의 고생을 감내하며, 마침내 도자공예의 명인으로 각종 전시회와 개인전을 통해 한국도자의 우수성을 널리 세계에 알리는데 일조하고 있다.


순수 소녀의 감성을 지닌 선생의 성품이 그렇듯, 앞으로도 그녀의 작품은 그녀에게서 풍기는 혜안(慧眼)의 지혜처럼 새삼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장인의 정신이 깃든 흙과 물과 불의 혼으로 깨달음의 화두를 타파하는 이 시대 진정한 도자공예의 명인이 되어주길 기대해 본다.



<도예명인 이 경 옥 프로필>


개인전 9회

아미래 갤러리, 봉산문화예술회관

통영 진주박물관 2회

갤러리 로, 일본 이시가와 국제교류갤러리

이상숙 갤러리, 예움갤러리, 동원화랑


초대전 4회

홍콩, 대만, 중국 2회 등 다수,인사동 나눔갤러리(딸들과 함께 동행전)


입상경력

국제대회 (20개국 참가) 대상 1회 금상 1회

광역시. 도 대회 특별상 1회, 특선 3회, 입선 6회

전국대회 입상 특선 4회 입선 3회

단체대회 입상 특별상 1회, 입선 1회



작품소장

스페인 대사관, 통영진주박물관

일본 이시가와 국제교류갤러리

용평리조트, 대구가톨릭대학교 중앙도서관


작가 약력

대구가톨릭대학교 예술대학 공예디자인과 및 동 대학원 졸업

대구가톨릭대학교 예술대학 조형학 박사과정 3학차 마침

대구가톨릭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부 외래교수 역임


현재

대구광역시 수성구 고산문화센터 도예강사

대구광역시 수성구 수성문화원 이경옥도예연구소 도예강사

대구가톨릭대학교 평생교육원 도자공예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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