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2    업데이트: 13-01-16 15:03

자유앨범

[시선집중! 이 사람] 나무박사 이정웅씨 책 펴내
아트코리아 | 조회 1,138

[시선집중! 이 사람] 나무박사 이정웅씨 책 펴내

 

나무따라 이야기따라… <대구·경북의 名木을 찾아서>

 

글ㆍ사진 김광원 M+한국기자

 

"명목(名木)은 단순한 나무가 아니라 문화유산입니다."
산림 전문공무원으로 퇴직한 후 재야 향토 사학자로 활동 중인 이정웅(64)씨가 최근 <대구ㆍ경북의 名木을 찾아서>라는 책을 펴냈다. 2년 동안 경상도 일대의 명목을 찾아다니며 유래를 파헤친 작품이다.

이 책에는 국채보상운동의 주창자 서상돈 선생이 천주교 대구교구청 앞에 심은 히말라야시다와박태준 작곡 '동무생각'의 무대가 된 대구 동산선교사 주택, 동래 정씨 일가가 17명의 정승을 배출하는데 일조했다는 경북 예천 풍양면의 회화나무 3그루 등 총 25종 52그루의 나무 이야기가 실렸다. 그는 "책 발간이 지역에 흩어져 있는 노거수(老巨樹)들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씨가 이 책을 펴낸 것는 34년 동안 대구시에서 공직생활을 하면서 20년을 녹지, 산림분야에서 근무한 영향이 절대적이다. 특히 문희갑 전 대구시장 재임 시절에는 문 시장과 함께 654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그가 '나무 귀신', 혹은 대구를 폭염 도시에서 녹색 도시로 탈바꿈시킨 1등 공신으로 불린 것도 그 즈음부터다.


그는 녹지과에 근무하면서도 꾸준히 역사에 관심을 가졌다. 1993년 산문집 <팔공산을 아십니까>를 시작으로 지역의 역사와 삶을 아우르는 책들을 꾸준히 펴냈다. 2003년 5월 퇴직한 그는 같은해 9월 '달구벌 얼찾는 모임'을 발족, 본격적인 역사, 문화 운동을 시작했다. 이 모임 대표인 그는 그해 11월, 중구의 '연구산 돌거북 바로 놓기 사업'을 펼쳐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또 화원동산 꼭대기에 상화대 십경비를 세우고 팔공산 비로봉 쇠말뚝 2개도 뽑았으며, 일제 때 지적도를 검토해 서구 평리동의 사직단 위치도 알아냈다.

이씨가 가장 보람 있게 여기는 일은 2007년 8월, 한강 정구(1543~1620)가 7년 동안 기거한 북구 사수동에 한강 선생 기념 공원 건립을 확정시킨 것이다. 이씨는 "한강 선생은 16세기 조선 학계의 라이벌이었던 퇴계와 남명 두 학자 모두에게 학문을 배워 인맥과 학맥을 치우치지 않는 학풍을 대구에 뿌리내렸다"며 "선생은 무엇보다 대구가 보수적이고 배타적인 도시가 아니라는 것을 자기 학문과 삶을 통해 보여주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려시대에 달성 하씨, 두릉 두씨, 그리고 대구 빈씨 등의 중국인들이 정착했고, 조선시대에는 일본인들도 다수 흘러들어 정착촌을 형성한 곳이 이 지역"이라면서 "한강 선생에 대한 기억을 복원하는 것은 '열린 도시', '융합과 통합의 도시'로서의 대구의 이미지와 정체성을 되찾는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어느덧 나무 전문가에서 의식 있는 향토 사학자로 자리매김한 이씨는 "대구의 얼과 정체성을 찾는 작업을 꾸준히 펼치겠다"며 "책 발간을 계기로 지역 사회에 나무의 문화적 중요성일 일깨우는 활동도 꾸준히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덧글 0 개
덧글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