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보 민영보 사이버 서실
오늘 165     전체 624,148
글 수: 6    업데이트: 22-11-23 09:04

언론 평론

​父子詩書畵刻展 축사 : 민주식
아트코리아 | 조회 670
父子詩書畵刻展 축사 : 민주식

서예, 일상에서 나를 찾는 힘
Above all else, guard your heart, for it is the wellspring of life

미는 생활이다. 동굴 속 허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힘은 생활 속 실천에서 나온다. 일상성에서 거대한 에너지가 나오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는 끊임없이 예술이 가진 가능성을 생활 속에서 끌어낼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아울러 시대에 맞는 인문교양을 넓히는 일 또한 일상생활 속에서 에너지를 발견할 수 있는 근본 힘이 될 것이다. 여기 그 두 길을 함께 걷고 있는 父子가 있다. 아버지는 서예가 가진 무한한 가능성을 전통에서 찾아내어 詩書畵刻이 합일된 동양예술의 고결한 경지를 후학들에게 제시해 주고 있으며 아들은 책과 인문학을 서예창작에 도입하여 서예의 에너지를 키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민영보 작가는 소나무와 학을 주제로 선비의 기개를 詩書畵刻으로 풀어낸다. 사람이 먹을 가는 것이 아니라 먹이 사람을 가는 마음으로 작품 속에서 정신이 혼연일체 되는 예술세계를 꿈꾼다. 작가와 혼연일체 되는 작품을 하려면 정신을 담을 수 있는 자작시로 작품을 해야 한다는 예술철학을 꾸준히 실천해오고 있다. 소나무와 학은 십장생 중 가장 대표적인 소재이다. 변함없이 푸르른 소나무, 지조 있는 선비의 상징인 학과 같이 병들지 않고 오래 살고자 하는 염원과 선비의 풍류를 담은 자작시를 짓고 예술로 펼쳐본다. 민승준 작가는 올해 초 용학도서관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작지만 서예의 힘을 보여준 기획이었다. 전시와 더불어 대중과 소통하고 호흡할 수 있는 글씨콘서트 및 서예인문학강의를 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口演書藝라는 컨셉도 의미가 있었다. 구연이 가진 힘은 감정의 교감이다. AI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직업은 인간의 감정을 다루는 일이다. 우리의 기억과 추억에 색을 입히는 작업을 서예가 해야 한다. 미래에 서예가 나아갈 길을 예측하고 설정한 의미 있는 기획이었다. 그의 인문학강의는 단순하고 특별하다. 책을 읽어주며 생각을 나누고 서예와 전각으로 감정을 풀어낸다. 그것이 바로 아버지가 보여주려는 서예의 격을 높이는 송학의 고결함인 동시에 서예로 세상과 소통하려는 참신한 방법이다. 

세속의 풍파를 떠나 자연 속에서 풍류를 즐기고자 했던 이 땅의 선비들, 소나무는 그들만의 은둔의 공간을 제공해 주고 학은 그들의 마음을 대변했다. 문방사우를 벗하며 선비정신을 풀어내고자 한 父子, 아버지는 創新精誠으로 서예동락의 장을 열고 아들은 逍遙心象으로 서예소통의 길을 열고자 한다. 우리 문화 속에서 吉祥長壽와 志操節槪로 자리 잡은 松鶴처럼 이들의 書法之路가 일상 속에서 나를 찾을 수 있는 길을 열어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덧글 0 개
덧글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