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노현수
오늘 8     전체 82,991
글 수: 67    업데이트: 14-02-20 15:52

작품방

풍금소리
노현수 | 조회 614

 

풍금소리

 

 

숨어 피던 내 몸꽃이 푸석푸석 말라간다 붉디붉은 달거리꽃 發火하지 않고, 확 치마 속 불덩이 잿불처럼 사그라든다 지난 봄 너울거리며 내게 왔다가 눌러앉은 관절염, 자꾸만 헛발 딛는 오른쪽 무릎에서 삐걱삐걱 낡은 풍금소리가 난다 폴짝 저 소리 넘어 고무줄 하던 어릴 적 내가 보인다 방향도 없이 바람 한 닢 날린다 머뭇거리다 기적 없이 가버린 플랫폼엔, 길을 묻지 않는 지친 내 두 발만 숨을 고른다 햇살도 쉬어가고 나도 쉬었다 갈 낡은 의자에 못질한다

 

덧글 0 개
덧글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