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몽
대낮에 아주 잠깐
깜박 기대어 잠든 내 옆자리에
부패된 시체 걸어 들어와
내 곁에 나란히 누웠다
나는 살아있다
입 안 가득 문
수없는 말을 뱉어내는
또 한 여자
짐승처럼 울부짖으며 달아난다
아무리 발버둥치고 소리쳐도
떼어지지 않는 발자국
나오지 않는 목소리
도처에 길은 천 길 절벽뿐
시간의 바깥으로 걸어 나가는
내 안의 또 다른 난 누구인가
꿈은
철저하게 몇 명의 여자를 내 속에 숨겨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