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노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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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67    업데이트: 14-02-20 15:52

작품방

상처에도 꽃 핀다
노현수 | 조회 715

상처에도 꽃 핀다

   

핏덩어리 뭉텅 잘라내던

내밀한 내 풋것의 사랑을

자궁은 오래도록 기억하고 있다

하나의 의미가 될 수 없는 것은

이유를 묻지 않는다

무조건 들이대는 칼날에

반항 한 번 못하고

가차 없이 잘려 나간,

밖으로 내 보내지지 않은 비명 또한

무던한 침묵이었다

덧난 상처가 강한 힘을 키우고 있던 것처럼

봄이면 제 몸 뭉텅 잘려 나간 자리마다

삐죽 돋아나는 새순

그 끈질긴 목숨들 환하다

상처에도 꽃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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